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전북 ACL 박탈 그 후]전북, 15일 안에 ECB 결정 뒤집을 수 있을까

최악의 상황은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우려가 현실이 되는 순간, 그 충격파는 컸다.

'아시아 챔피언' 전북 현대가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박탈당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산하 독립기구인 출전관리기구(Entry Control Body·ECB)는 지난 18일 구단 측에 'AFC 클럽 대회 메뉴얼 제11조 8항에 의거, 올 시즌 전북의 ACL 출전권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ECB의 이 같은 통보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감지된다. 이미 전북의 심판 매수 사안을 심의한 AFC 징계위원회가 먼저 답을 내놓고 ECB에 안건을 넘겼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전북이 법률사무소와 현대자동차 법무팀의 자문을 받아 만든 소명자료를 16일 밤 11시가 넘어 ECB에 전달했는데 48시간도 안돼 출전 불가 통보가 날아왔다.

전북이 ECB의 결정을 뒤집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남아있다. 전북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기 위해선 결정일(18일)로부터 10일 이내에 결정에 대한 근거를 ECB에 요청할 수 있고, 이를 수신한 일자로부터 10일 이내에 CAS에 제소할 수 있다.

문제는 ECB가 이번 결정에 대한 근거를 설명하는 이유부결정문을 보내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북은 소명자료 제출시 함께 이유부결정문을 요청했지만 ECB는 아무런 서류를 보내지 않았다. 이유부결정문이 있어야 CAS에 제소할 수 있고, 이번 결정의 효력 정지를 의미하는 가처분 신청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해 보인다. 전북의 ACL 출전 불가로 4번 시드에 배정된 지난해 K리그 클래식 4위 울산 현대가 다음달 7일 ACL 플레이오프(PO)를 치르기 전까지 CAS의 답변을 받아내야 한다. 절차를 밟고 CAS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기까지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울산이 ACL PO를 치르게 되면 전북은 사실상 ACL 출전을 포기해야 한다.

분위기는 긍정적이지 않다. 전북이 최근 설립된 ECB의 첫 타깃이 된 만큼 이유부결정문도 늦게 줄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북의 분석이다. 전북과 함께 일하는 법률사무소도 같은 시각이다. ECB가 이유부결정문을 늦게 주면 줄수록 전북의 대응도 늦어질 수 밖에 없다. AFC 역시 ACL 개막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결정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이미 AFC는 제주와 울산에 바뀐 상황을 알리고, 대응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포기는 없다. 전북은 설령 이번 ACL에 나서지 못하더라도 법적 싸움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카우트의 개인 일탈로 인한 심판 매수 사건과 구단의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통해 추락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