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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이방카, 역대 최강 '퍼스트도터' 될까

'미국 대통령사에서 150여 년 만에 가장 영향력 있는 퍼스트 도터(first daughter)'가 될지도 모른다.'
미국의 제45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그의 장녀 이방카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방카는 취임 전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보다 훨씬 많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멜라니아가 초등생 아들 배런을 뉴욕에서 돌봐야 하기 때문에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대신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았다.



이방카는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최근 ABC방송에 나와 "한 명의 퍼스트레이디가 있다. 그녀(멜라니아)가 아주 잘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방카가 트럼프 그룹 일과 자신의 패션브랜드 사업에서 손을 떼고 남편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워싱턴DC로 이주해오지만, 공식적으로 퍼스트레이디 역할까지 맡지는 않는 걸로 정리된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 언론은 여전히 이방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 일간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이방카는 150여 년 만에 '퍼스트레이디 대행'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오하이오 주 캔턴 국립영부인도서관의 대통령사 연구자 칼 앤서니는 "이방카는 현재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강력한 (영부인 대행) 후보"라고 말했다.
그녀는 사실 모든 것을 다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젊고(36세), 매력적인 외모에, 화려한 학력(조지타운대·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이 있고 세 아이의 엄마이면서 사업가로서 성공했고 저술가로서 능력도 인정받았다.
게다가 소셜미디어까지 능수능란하게 다룬다. 때로는 전략적이며 치밀한 면모도 있다.
트럼프가 부적절한 성추문 논란으로 비틀거릴 때 구원투수이자 비밀병기로 등장했는가 하면, 클린턴의 딸 첼시부터 앨 고어 전 부통령,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까지 광범위한 네트워킹을 통해 트럼프의 이미지를 융화시키는 데 단단히 한몫했다.
그렇다면 이방카가 처음일까.
USA투데이는 과거 퍼스트레이디 이상으로 역대 대통령을 도와준 대통령의 딸들을 조명했다.
우선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한 37대(1969~1974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딸 줄리 닉슨 아이젠하워를 떠올릴 수 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손자 데이비드 아이젠하워와 결혼한 줄리 닉슨은 워터게이트로 아버지가 궁지에 몰렸을 때 특유의 냉철한 대응 자세로 닉슨의 방패막이가 돼 준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줄리 닉슨은 새터데이이브닝포스트라는 신문의 부편집장을 맡았을 만큼 글재주도 뛰어났다고 한다.


앤서니는 "줄리는 합리적인 대처로 감성과 균형을 맞추는 능력이 탁월했다. 이방카와도 분명히 대비되는 측면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참 거슬러 올라가 1802년에는 미국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의 딸 팻시가 강력한 퍼스트도터의 원조로 꼽힌다.
제퍼슨 대통령은 젊은 시절 상처하고도 재혼하지 않아 팻시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다. 그의 생애는 '대통령의 연인들'이란 영화로 만들어졌고 기네스 펠트로가 팻시 역을 맡은 것으로 유명하다.
19세기에는 그로브 클리블랜드 대통령의 여동생과 제임스 뷰캐넌 대통령의 조카가 영부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암살당한 뒤 재임한 앤드루 존슨 대통령은 영부인의 건강이 좋지 않아 10대 딸인 마사 패터슨이 대중행사에서 종종 대통령의 배우자 역할을 맡았다.
이방카는 현재로써는 백악관에서 공식 직함을 맡을 계획이 없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초기 6개월 동안 뉴욕에 머물게 될 멜라니아 대신 공식석상에 나서게 된다면 1865년 마사 패터슨 이후 150여 년 만에 퍼스트레이디 대행을 하게 되는 셈이라고 USA투데이는 해석했다.
oakchul@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