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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크레이지모드' LG, '경상도 징크스' 삼성 잡았다

삼성만 만나면 펄펄 난다. LG가 또 창원에서 삼성을 잡았다. 홈 삼성전 9연승이다.

창원 LG가 17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4라운드 맞대결에서 92대73으로 승리했다.

LG는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13승18패를 기록하며 6위 울산 모비스를 1.5경기 차로 쫓았다. 반면 삼성은 최근 2연패에 빠져 안양 KGC인삼공사에 1위를 내주고 말았다. 또 창원 원정 9연패에 빠졌다.

삼성은 '경상도 징크스'가 있다. 잘 나가다가 경상도 지역에 연고를 둔 팀을 만나면 한 번씩 삐끗한다. 부산을 연고로 한 부산 kt, 울산 모비스, 창원 LG까지. 3팀은 올 시즌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고, 특히 kt는 최하위다.

공교롭게도 모두 원정 경기였다. 삼성은 개막 3연승을 노리다가 kt에 패했고, 모비스에는 3번 중 2번 졌다. LG도 까다로운 상대다. 지난달 18일 3라운드 맞대결에서 78대91로 완패를 하면서 고개를 떨군 기억이 있다.

실제로 LG의 올 시즌 경기당 팀 평균 득점은 75.9점이지만, 삼성전에서는 79.3점으로 상승한다. 반면 삼성은 시즌 평균 87점에서 LG전 80.7점으로 급락한다.

이날도 또 창원에서 LG가 삼성을 잡았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경기전 "LG는 우리만 만나면 어떤 선수가 터질지 예측할 수가 없다. 특히 외곽에서 너무 얻어맞는다. 3라운드 경기에서 제임스 메이스와 김영환에게 실점을 많이 했으니 집중적으로 수비를 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LG는 삼성을 만나 미친듯이 외곽포를 쏘아댔다. 전반은 비등비등했다. 삼성은 턴오버에 헤매면서도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중심을 지켜 시소게임을 유지했다. 1쿼터 종료 직전 임동섭이 쏜 3점슛이 들어가면서 20-20 동점으로 마친 삼성은 2쿼터에 마이클 크레익 투입과 함께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크레익은 의욕이 충만했지만 그에 못지 않은 잔실수도 자주 나왔다.

LG가 분위기를 완벽히 끌고 온 것은 2쿼터 종료와 함께 김영환의 버저비터 3점슛이 터진 후. 3쿼터 시작하자마자 마리오 리틀이 오픈 찬스 2번을 연속 성공시켰고, 김영환도 똑같은 코스에서 3점포를 터트렸다. 외곽슛이 던지는 족족 들어간 LG는 점수차를 순식간에 10점 이상으로 벌렸다.

3쿼터 종료 42초전 김종규의 어시스트를 받은 김영환은 정면에서 3점슛을 꽂아넣었다. 4쿼터 첫 3점슛도 김영환의 몫이었다. 20점차 이상 달아난 LG는 삼성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경기 막판에 터진 메이스와 김종규의 '투핸드 덩크쇼'는 LG 승리에 쐐기를 박는 점수였다. 외곽 수비가 전혀 안된 삼성은 부상 중인 문태영의 공백만 절감했다.

김영환이 25득점으로 자신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깼고, 메이스가 20득점-9리바운드-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리틀이 19득점, 김종규가 15득점을 보태며 동반 폭발했다. 삼성은 라틀리프의 26득점-13리바운드 '더블 더블'이 빛바랬다. 삼성 베테랑 주희정은 KBL 최초 1500스틸(1009경기만)을 달성했다.

한편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9위와 10위의 하위권 맞대결에서는 부산 kt가 87대83으로 서울 SK를 꺾었다. 마지막까지 팽팽했던 대결은 경기 종료 직전 터진 박상오의 슛과 이재도의 자유투 찬스때 갈렸다. kt는 리온 윌리엄스가 26득점-10리바운드로 '더블 더블'을 기록했고, 김종범(15득점) 이재도(17득점)도 맹활약했다. SK는 외국인 선수들이 제대로 못 뛰는 상황에서 국내 선수들이 분전했지만 석패했다.

창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