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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 변수의 연속, WBC 멤버 구성 어쩌나

이번엔 음주운전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 팀에 또 하나의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주전 유격수로 거론된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음주운전으로 불구속 입건됐다.

강정호는 2일 오전 혈중알코올농도 0.084%인 상태로 숙소인 서울 삼성동 G호텔로 향하던 중 삼성역 사거리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났다. 그는 동승했던 지인에게 음주 사고를 떠넘기고 자신은 숙소 안으로 들어가버린 사실까지 조사 결과 밝혀졌다.

강정호는 지난 6월 말 이미 한 차례 성폭행 사건에 휘말리며 선수생활에 위기를 맞았다.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한 여성을 만났다가 이 여성이 "술을 먹인 다음 성폭행했다"고 신고하며 물의를 일으켰다. 물론 지금은 고소 여성이 잠적해 지금은 해당 사건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강정호가 잘못했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하지만 이번에 음주운전을 했고, 심지어 동승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하면서 주변의 차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WBC다. 김인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국가대표팀은 내년 3월 열리는 대회를 위해 최정예 멤버를 구축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부상이라는 변수가 계속해서 뛰어나오고 있고 믿었던 '메이저리거'까지 도덕 불감증으로 사고를 쳤다. 김인식 감독은 "참 답답하다"고 했다.

KBO는 2일 WBC 국가대표팀 예비명단 50명을 확정해 대회 조직위원회인 WBCI에 제출했다. 이 명단은 내년 2월 6일까지 변경이 가능한데, 최종엔트리는 반드시 예비엔트리 안에서 선발해야 한다. 50명의 면면을 보면 선발 투수는 장원준 유희관(이상 두산) 신재영(넥센) 류제국(LG) 김광현 윤희상(이상 SK) 양현종 우규민 차우찬 이대은이다. 불펜 투수는 원종현 임창민 최금강(이상 NC) 박희수 박종훈(이상 SK) 정우람(한화) 김세현(넥센) 임정우(LG) 임창용(KIA) 손승락(롯데) 심창민(삼성) 장시환(kt) 이현승이다.

예상대로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으나, 에이스 김광현은 사실상 대회 참가가 불가능하다. 왼 팔꿈치가 좋지 않아 토미존 서저리 수술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양현종, 차우찬도 만약 해외무대에 진출할 경우 WBC 참가가 쉽지 않다. 새 팀 적응을 위해 WBC 참가를 포기할 것이다. 그렇다면 국제대회에서 검증된, 믿을 만한 선수는 장원준 정도다. 심각한 선발난이다.

야수 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수비의 핵이자 공격의 키 강정호가 뛸 수 없다. 일단 50명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윤리적인 문제'로 28명 최종 엔트리에는 빠질 것이다.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무리로 우뚝 선 오승환 역시 해외원정도박 사건 때문에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결국 김인식 감독은 이번 WBC에서 베스트 멤버를 구성할 수 없게 됐다. 돌발 변수의 연속, 악재의 연속이다. 강정호의 경우 "제게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다"고 공식 사과했지만, 팬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