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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④] '더케이투' 지창욱 '원래 제하 죽는 결말인 줄 알았다'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지창욱이 드라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tvN 금토극 '더 케이투(THE K2)'를 통해 열연한 지창욱을 만났다. '더 케이투'는 전쟁 용병 출신 보디가드 케이투와 그를 고용한 대선 후보의 아내, 그리고 세상과 떨어져 사는 소녀의 과계를 그린 보디가드 액션 드라마다. 지창욱은 케이투, 김제하 역을 맡았다.

김제하라는 인물 자체가 베일에 싸여있는데다 복잡한 관계의 중심에 섰던 만큼 지창욱의 어깨는 무거웠다. 캐릭터 성격 상 적은 대사로 드라마틱한 감정선과 인물간의 관계를 모두 묘사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창욱은 명품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화려한 보디가드 액션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한편 고안나(윤아)와의 치명 멜로로 설렘을 더했다. 최유진(송유진)과 만났을 때는 절제되고 차분한 연기로 동질감을 느끼는 동지라는 설정을 표현해냈다. 라니아의 죽음 앞에 오열하는 모습은 시청자의 눈시울도 붉혔고, 그를 사망하게 한 박관수(김갑수)와 대치할 때의 날선 분노는 보는 이의 등골마저 서늘하게 했다.

이처럼 지창욱은 오열 분노 코믹 멜로 액션까지. 한 작품에서 이제까지의 내공을 집대성한 연기 포텐을 터트리며 시청자를 헤어나올 수 없는 늪으로 인도했다. 이에 시청자들 역시 지창욱의 캐스팅은 신의 한수였다며 그의 연기에 깊이 공감하는 분위기다. tvN 역대 최고 출연료를 받은 것도 아깝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어쨌든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됐다. 장세준(조성하)-최유진 부부와 최성원(이정진) 박관수가 죽고, 고안나와 김제하는 해피엔딩을 맞았다. 결말은 만족스러울까.

지창욱은 "15부때 감독님과 현장에서 했던 얘기는 제하가 죽기 바로 직전까지 정말 많이 맞자고 했다. 감독님과 나는 사실 16부에 제하가 죽는다고 생각했다. 원래 1회때 대본이 수정됐었다. 1회 때 가장 첫 장면은 제하가 죽어가는 장면부터 시작이었다. 안나가 제하에게 죽지말라고 무전을 하고 제하는 이제 그만 쉬겠다고 하는 신부터 시작이었다. 그래서 제하가 죽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몰아가자고 했다. 그런데 15부를 촬영하려는 직전에 16부 대본이 나왔는데 너무 잘 살아있더라. 그래서 좀더 생기있게 흐름을 바꿨다. 사실 나는 어릴 때부터 비극을 좋아한다. 해피엔딩은 해피엔딩 나름의 따뜻함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비극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작품은 일종의 열린 결말처럼 끝났다. 끝까지 김제하의 본명은 무엇인지, 그는 왜 쫓기게 됐던 것인지가 공개되지 않았던 것이다.

지창욱은 "제하의 본명은 지창욱이 아니었을까 장난치기도 하고 김상사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초반부터 안 알려주셨고 끝까지 안 알려주셨다. 이 작품은 처음에 가장 적응하기 어려웠던 지점이다. '힐러' 송지나 작가님은 굉장히 디테일 하시다. 디테일을 배우가 맞추는 게 굉장히 힘들었다. 예를 들어 커피 한잔을 마실 때 생각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디테일하게 감정선을 정리해주셔서 맞추는 게 힘들었다. 장혁린 작가님은 정반대다. 아무것도 없다. 전후사정을 아무것도 안 알려주셔서 배우가 그걸 만들어가는 게 힘들었다. 제하도 본명도 안 알려주시고 왜 쫓기는 건지도 설명을 안해주셨다. 그냥 제하는 라니아의 누명을 쓰고 쫓기고, 군대에 가서 불명예 전역했다 정도의 상황만 주셨다. 전 상황들을 어떻게 설정해야할까부터 시작했던 것 같다. 전 상황들을 스스로 만들고 설정하고 맞춰가는 게 쉽진 않았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디테일과 무 디테일 중 지창욱의 취향은 어느 쪽일까. 그는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어떤 부분에서는 디테일하지 않으면 내가 하고싶은 걸 많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디테일하면 그 디테일을 더 찾아가고 섬세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디테일한 대본이 조금더 재밌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창욱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물색할 생각이다.

그는 "나도 이 작품이 아쉬움이 너무 많아서 차기작을 계속 생각하고 있는 중인 것 같다. 들어와있는 작품도 있고 많이 찾고 있기도 하다. 차기작을 굉장히 머리 아프게 보고 있는 중이다. '더 케이투' 작품이 다 정리되면 조금 쉬면서 차기작 관련해서 글도 읽어보고 할 예정이다. 나도 로코물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는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나보다. 그런 건 뭔가 로코를 잘하는 사람이 해야하는데 나는 장르물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내 취향도 장르물에 많이 갔다. 그런데 이번엔 로코물도 재밌을 것 같고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작품은 액션은 말고 재밌는 걸 하고 싶다. 군입대는 아직 내년 2월 말이나 3월초에 영장이 나온다고 해서 그때되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군 입대 전 한 작품 정도 더 하고 싶은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더 케이투'는 12일 장세준(조성하)-최유진(송윤아) 부부와 최성원(이정진) 박관수가 죽고, 고안나와 김제하는 해피엔딩을 맞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마지막회는 평균 시청률 6.2%, 최고 시청률 7.3%(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케이블 종편 통합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더 케이투' 후속으로는 '도깨비'가 12월 2일부터 전파를 탄다. '도깨비'는 '태양의 후예'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으로 공유 이동욱 김고은 유인나 육성재(비투비) 등이 출연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