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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미식기행, 충남 홍성 남당항 '대하(大蝦)' 구이

가을은 풍성한 미식거리가 있어서 더 행복하다. 특히 서해안은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맛난 미식거리가 넘쳐난다. 초가을 전어를 비롯해 꽃게, 대하가 만추의 미각을 자극하고, 겨울이면 뻘굴에 새조개가 또 제철을 맞는다.

그중 소금불판 위에서 불그스레 익어가는 대하(大蝦)의 담백, 구수한 맛은 이맘때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요즘 충남 홍성, 안면도, 대천 등 서해안에는 대하 시즌이 활짝 열렸다. 그중에서도 홍성 서부면 남당포구는 이달 말까지 대하축제를 벌이는 등 미식기행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그래서 홍성 사람들은 "천고 하비(天高蝦肥)의 계절이 열렸다"고 자랑이다.

유독 홍성 남당리 대하가 유명세를 얻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동중국해와 우리 서해안에서 서식하고 있는 대하는 외국산에 비해 염도가 적어 횟감, 구이용으로 제격이다. 특히 남당항 주변 천수만에서 잡힌 대하는 살이 통통하고 그 맛이 담백해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남당리 대하는 평균 길이가 20㎝ 정도 되는데, 우리나라 연안에서 자생하는 80여종 새우 가운데 가장 크고 맛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그 요인으로 주변에 잘 발달한 갯벌과 풍부한 미네랄을 꼽는다.

산지에서는 흔히 대하를 소금불판에 구워 먹는다. 불판에 포일을 얹고 그 위에 굵은 소금을 두둑이 깐 다음 구워 먹는 게 보통이다. 그 이유는 대하가 불판에 눌러 붙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특히 소금이 비등점이 높다보니 달궈진 소금 위에서는 대하가 타지 않고 먹음직스럽게 잘 익는 효과가 있다. 혹자들은 소금간이 자연스럽게 배어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주장도 편다. 하지만 그건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이미 자연산 대하는 충분히 바닷물을 머금고 있어 자체 간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하는 구울수록 먹음직스럽게 변한다. 평상시에는 회색에 가까운 잿빛이던 녀석들이 구우면 발갛게 변색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대하나 꽃게를 끓이거나 구울 때 겉 색깔이 빨갛게 변하는 것은 껍질 속에 들어있는 아스타키산틴이라는 색소 단백질 때문이다. 항노화 물질로도 알려진 아스타키산틴은 가열하면 붉어지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올해 남당포구 대하의 작황은 신통치 않은 편이다. 올여름 늦게까지 날이 더워서 어획량이 줄었다. 따라서 킬로 그램당 위판 가격이 3만 5000원~4만 원 선으로 작년보다 높은 편이다. 출하량에 따라 가격이 변하지만 일반 포구 식당에서는 양식의 경우 1kg에 4만 2000원(25~30마리), 자연산은 5만 원(17마리) 을 넘는다.

여행객들은 자연산과 양식 대하 구별법을 궁금해 한다. 포구 상인들에 따르면 대하의 수염 길이로 따지는데, 양식은 수염이 짧고, 자연산 대하는 수염이 길다고 한다.

한편 남당항 별미기행을 즐긴 후에는 서해 바다 여행의 진수격인 해넘이 감상도 괜찮은 여정이다. 홍성 남당항 위쪽에 자리한 궁리포구가 낙조 포인트로 분위기 있다.김형우 문화과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