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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우 기자의 축제프리즘 ④강경젓갈축제

10월 중순, 가을이 맛깔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만추의 여행지로는 젓갈의 고장 충남 강경(논산)도 괜찮은 곳이다. 푸른 금강이 서해로 향하는 길목, 옛 포구의 명성을 간직한 강경은 느릿한 시간여행이 매력 있는 곳이다. 특히 젓갈의 고장 강경에서는 해마다 이맘때 젓갈축제를 벌인다. 대한민국 우수축제로, 올해 20회째를 맞는 '2016 강경젓갈축제'가 그것이다. 축제는 우리 발효식품의 우수성을 확인하고 최상의 미각을 맛볼 수 있는 체험형 축제의 전형이다. 특히 김장철을 앞두고 열리는 잔치에서는 맛나고 질 좋은 젓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나들이에 쇼핑을 겸한 여정으로 인기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 2016 강경젓갈축제

가을이 젓갈과 함께 익어가는 충남 논산(강경)에서는 맛있는 잔치마당이 한창이다. 올해로 20회를 맞이한 '2016 강경젓갈축제'가 그것이다. '200년 전통의 젓갈! 강경포구로의 초대'를 주제로 12일 개막한 축제는 16일까지 감칠맛의 대향연을 펼친다.

올해는 축제장의 범위를 넓혔다. 그동안 강경포구일원에서 개최했던 것을 강경포구와 강경도심지 일원으로 확대했다. 젓갈공원, 젓갈시장, 옥녀봉 등 강경포구와 강경도심지 일원 전체를 축제 테마를 강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한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민과 관광객이 행사의 주체가 되는 도심형-생활형 축제로의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축제 행사도 풍성하다. 5개 분야 81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친다. 무대공연 위주 프로그램을 탈피하고 젓갈김치담그기체험을 대표프로그램으로 선정, 젓갈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확대했다.

한편, 강경 젓갈은 내력이 깊다. 강경은 박지원의 '허생전'에도 등장 했을 만큼 명성이 높은 곳이었다. 주인공 허 생원은 돈을 벌기 위해 강경장에서 소금을 팔았다. 강경 젓갈이 지금껏 유명세를 얻고 있는 것 또한 당시 상황에서 유래한다. 새우, 멸치, 황석어 등 많은 수산물을 한꺼번에 유통할 수가 없어 자연스레 소금에 절여 저장했던 것이다.

강경은 과거 교통의 요지였다. 포구의 뱃길을 이용해 서해 주요 포구를 잇는 한편, 충청-전라 내륙으로까지 물자를 공급하는 유통의 중심지였다. 1870년 무렵 강경은 조선 2대 포구, 조선 3대 시장으로 900여 점포가 성업을 하고 상주인구 3만 명에 유동인구가 10만 명 이르는 큰 도시였다. 지금은 인구 1만 명의 소도시로 전락했지만 아직도 강경은 대한민국 대표 젓갈시장의 명성을 잇고 있다.

강경 읍내는 커다란 젓갈 시장에 다름없다. 발길 닿는 곳마다 대형 젓갈 상점이 포진하는 등 젓갈 가게만도 150여 곳에 이른다. 강경 젓갈시장은 예로부터 부안곰소, 보령 광천과 더불어 국내 3대 젓갈시장으로 불려 왔다. 젓갈의 집산지로 지금도 국내 젓갈의 40% 이상이 거래되는 최대시장이다.

◆프로그램

강경젓갈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2016 문화관광 우수축제다. 대한민국 미식거리 축제의 대표 격에 걸맞게 젓갈김치담그기체험을 대표 프로그램으로 선정하는 한편, 양념젓갈담그기, 가마솥 햅쌀밥과 젓갈시식, 왕새우 잡기 등 대표 체험프로그램도 선보인다.

특히 강경의 다양한 문화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젓갈축제가 단순한 특산물축제가 아닌 강경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도시형 축제로의 발전도 도모하고 있다. 옛 강경포구의 활기를 느낄 수 있는 강경포구 전국마당극 경연대회, 강경 밤거리의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는 강경夜한 거리, 포구 나이트 다함께 차차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공식문화화행사로 도심 곳곳에서 펼쳐지는 거리공연인 '강경 버스킹'을 통해서는 축제기간 강경도시 전체를 즐거움에 들썩이게 한다는 전략이다. 또 관광객과 호흡하는 소통의 공간을 마련하는 한편, 다양한 장르의 소프트한 공연과 도심형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거리공연도 함께 펼친다.

이밖에도 다문화 맛깔젓 김치담그기 경연대회, 보부상 난전놀이 재현, 놀뫼풍물어울마당 등을 비롯해 양념젓갈 만들기, 왕새우잡이, 인력거를 타고 근대문화유산을 둘러보는 인력거문화유산 탐방, 가마솥햅쌀밥과 젓갈시식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펼친다. 아울러 군가족맛깔젓 김치 담그기 경연대회, 충남향토음식경연대회, 젓갈김장열차 등 특별행사도 펼친다.

상설행사로는 다양한 젓갈 관련 체험이 가능한 젓갈체험관을 운영하며, 포구프리마켓, 강경포구 젓갈극장 등 상설프로그램도 진행한다.

▶2016 강경젓갈축제 킬러콘텐츠?

축제의 정체성에 충실한 '젓갈김치담그기' 체험을 대표프로그램으로 삼고 있다.

총 2,500포기의 배추김치, 열무김치 담그기 체험 이벤트로, 참가자들이 양념과 젓갈을 선택하여 젓갈김치를 담글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1만 1000원~1만 3000원 선의 체험료를 지불하면 3~4kg의 김치를 담글 수 있다.

'강경포구 전국마당극경연대회'도 빼놓을 수 없는 콘텐츠다. 강경포구와 젓갈, 소금 등 강경의 전형적 테마를 소재로 한 창작마당극 경연이다. 기존 젓갈판매중심의 축제에서 문화가 함께하는 축제, 볼거리 풍성한 축제 이미지를 고양시키자는 차원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축제 관전 포인트'

<2015 강경젓갈축제>

강경젓갈축제는 지역의 특산물과 역사문화가 결합된 축제로, 이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지역주민의 소득창출과 자부심을 키워주는 잔치마당의 전형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조선 3대 시장 중 하나였던 강경포구의 역사성과 200여 년 동안 보존, 발전해 온 강경젓갈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은 축제의 의미와 주제성을 강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단기적으로는 축제를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 강화, 장기적으로는 강경젓갈에 대한 브랜드화로 긍정적 지역 이미지 제고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같은 순기능 덕분에 강경젓갈축제는 그간 문화관광 최우수축제에도 오르는 등 일련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김치의 세계화, 발효문화의 긍정적 인식에 따른 젓갈산업의 확장 또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면 건강을 위해 저 염식을 선호하는 시대적 흐름도 대두하고 있어서 이에 대한 다양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하는 입장이다. 축제의 콘텐츠를 통한 대안 제시도 주요한 방법이다.

건양대 관광학부 지진호 교수는 "강경젓갈축제는 우리 발효식품의 우수성을 확인하고 최상의 미각을 맛볼 수 있는 체험형 축제의 전형"이라면서 "그간의 성과룰 바탕으로 매력 있는 콘텐츠 개발에 더욱 공을 들여 나가는 게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가장 큰 숙제"라고 평가했다.

▶콘텐츠

강경젓갈축제는 과연 대한민국 우수축제의 명성에 걸맞은 명품 축제일까?

◇지역경제활성화(경제적 파급효과)

강경젓갈축제는 지역 특산물을 축제 콘텐츠로 삼아 지역경제 활성화를 추구하는 산업형 축제이자 문화관광축제이다. 따라서 축제를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와 강경 젓갈의 브랜드 강화 효과는 큰 편이다. 이 같은 전반적인 분위기로 성공적인 축제 개최에 대한 지역 상인과 주민들의 동참의지 또한 강하다. 다만 축제 행사장이 강경포구 금강변에 자리하고 있어서 도심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적은 편이다. 축제 분위기를 강경읍 전체로 확산시켜 나가기위해서는 축제 행사장을 도심거리로 확대해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젓갈상인들만의 잔치를 넘어 지역 전체가 관광축제의 효과를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연계성

강경젓갈축제가 문화관광 우수축제의 명성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산업형 축제의 이미지를 넘어서야만 한다. 문화관광콘텐츠 강화가 그 대안이다. 마침 강경은 근대문화유산이, 논산은 유교문화 등 다양한 문화관광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역사문화 공간자원과 연계성 강화를 통한 관광상품 개발이 절실히 요구된다.

◇음식 & 쇼핑

논산시는 강경발효젓갈축제의 소재인 젓갈을 이용한 다양한 관광 상품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새우젓소금, 젓갈비빔밥, 딸기젓갈, 인삼젓갈, 젓갈만두 등 축제장 내방객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미식거리와 쇼핑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젓갈체험 프로그램의 비용이 다소 비싸고 체험장의 쾌적함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따른다.

◇접근성-편의성

관람객 중심의 행사장, 효과적인 휴게 공간 배치 등 관광객들이 축제를 즐기고 강경도심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는 동선 루트가 잘 마련되어 있는 편이다.

◇연령 다변화 필요

젓갈은 젊은 층 보다는 장년 세대의 선호 음식이다. 특히 건강,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으로 저 염식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시절인 만큼 전통발효 음식, 젓갈에 대한 우수성 부각 등 인식개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축제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특히 젊은 충 내방객 확보에 공을 들여야 할 것이다.

◇스폰서십

축제 자생력 확보를 위해서는 스폰서십 확대가 절실하다. 현재 축제 후원업체 참여 시스템 구축 시도 등 일련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지역기반기업의 스폰서십 참여를 넘어 다양한 대기업으로 스폰서십 확대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젓갈은 김치, 김장문화와 밀접한 만큼 여성들이 주요 구매 타깃 층이다. 따라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김치냉장고 제조업체, 화장품, 커피 메이커 등과 스폰서십 추진도 괜찮은 관계설정이 될 것이다.

◇글로벌축제 지향성

축제프로그램인 외국인 젓갈김치담그기 코너와 아시아젓갈페스티발 등을 통해 국내 관광객뿐만 아니라 외국인과 다문화 가족들의 축제 참여영역을 확대시키는 한편, 젓갈전문가들의 젓갈에 대한 영양학적 분석과 학술토론 등으로 강경발효젓갈의 슬로우 푸드(Slow food)로서의 국제적 명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우리 발효문화-음식의 효과와 우수성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더 많은 젓갈 음식, 체험상품 개발을 통해 더욱 적극적인 세계시장 진출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강경발효젓갈 축제도 이 같은 맥락에서 축제의 글로벌화 비전을 찾아 나가야 할 것이다.

◆2016축제 이렇게 보완했다

올해 강경젓갈축제의 가장 큰 변화는 축제장의 확대다. 금강변에 위치한 행사장 말고도 축제 행사장을 도심거리로 확대해 축제 분위기를 강경읍 전체로 확산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둔치에서 운영하는 닫힌 축제에서 도심에서 운영하는 소통과 개방형 축제, 도심지 생활형축제로 전환해 나가자는 것이다.

아울러 강경 근대문화유산과 연계할 수 있는 행사장 구성과 근대문화유산거리에서의 프로그램 운영으로 지역 문화자원을 축제의 주요 콘텐츠로 활용하는 점도 개선된 점 중 하나다.

행사장이 직거래 장터 수준이라는 지적에 대한 대안도 제시했다. 도심 젓갈시장에서 행사를 운영하는 관계로 별도의 젓갈판매장을 운영하지 않는다. 따라서 축제 내방객들이 축제를 즐기며 젓갈시장을 둘러보는 등 문화공간 분위기 연출이 가능해졌다. 시내 곳곳에서 펼치는 버스킹공연, 프리마켓, 강경포구 夜한거리 또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젓갈시장을 연출하는 소재로 삼고 있다.

체험장의 쾌적함 부족은 행사장 변경을 통해 둔치에서의 부조화함을 개선했다는 게 축제 관계자의 설명이다.

노원중 논산시 공연축제팀장은 "금번 2016강경발효젓갈축제는 도심지 생활형축제로의 전환과 문화가 흐르는 강경젓갈시장 이미지 구축에 힘을 쏟았다"면서 "단순한 젓갈 판매축제가 아닌 문화중심 축제로의 전환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