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뛰는걸!멋진걸!]美드림 첫발 '달라질 내 모습이 기대돼요'

지금 당장 '뭣이 중한디'?" 두번째 고민은 여기서 시작됐다. '지금 당장'에 초점을 뒀다, 마음이 급했다.

많은 생각을 했다. '과연 지금 무엇이 중요할까?' '이것이다'라고 잡히는 게 없었다. 방향을 조금 좁혔다. 구체적으로 들어갔다.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끝에 내린 결론, '말보다 행동'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의견을 모았다. 지·금·당·장·시·작·하·자!

지난해 여학생체육 활성화를 위해 첫 발을 내디뎠다.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했다. 유관기관, 정계, 학계의 오피니언 리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많은, 좋은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실제적인 변화도 있었다. 여학생 체육활성화를 위한 학교체육진흥법이 개정됐다. 의견도 하나로 모아졌다.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였다.

그래서 '지금 당장 한다'. 대한체육회와 스포츠조선이 함께 한다. 올해부터 전면 실시되는 '자유학기제'를 통해 여중생들과 만난다.

전국 50개 학교 여중생들의 운동 능력, 신체 발달 정도, 흥미 등에 따른 '맞춤형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 스포츠매니지먼트-유관기관 여성 리더 등의 강연도 마련했다. 진로와 꿈을 찾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스포츠현장도 찾아간다.

'진정한 건강 미(美)와 꿈(Dream)을 찾는 여학생'이 모토다. 대한체육회와 함께 하는 미드림(美-Dream) 프로젝트, '뛰는 걸(Girl)! 예쁜 걸(Girl)! 멋진 걸(Girl)!'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뛴다.

앞서 체조요정 손연재, 리우올림픽 2관왕 양궁 장혜진, '우리 언니' 김연경이 대한민국 여중생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이제 첫번째 시간, 미드림의 본격적인 막이 오른다. <편집자주>

"선서! 나는 건강한 신체와 마음을 위한 운동 실천을 약속합니다. 소중한 나의 몸을 위해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따사로운 가을 햇볕이 내리쬐던 9월 26일 안산성호중학교. 6층 강당에 모인 20여 명의 여학생들이 우렁찬 목소리로 서약서를 읽어 내려갔다. 혹시라도 발음이 틀리지는 않을까, 조심스럽게 또박또박 읽는 모습은 사뭇 진지했다. 목소리에서는 자신과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는 희망찬 의지가 느껴졌다.

사실 선언문 낭독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치어리딩 부원들을 포함, '미드림 프로젝트'를 위해 모인 여학생들에게 '미드림'이란 개념 자체가 다소 낯설었다. 담당 선생님이 나눠준 '미드림 프로젝트' 책자를 살펴보면서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몸 풀기 시간에도 물음표는 계속됐다. 다리를 벌리고 상체를 숙이는 가벼운 동작 하나에도 "아파요~"라고 비명을 지르며 수업시간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어수선한 움직임이 계속됐다. 그러나 '미드림 프로젝트'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떻게? 그 과정을 한번 들어보자.

강당에 모인 여학생들은 스트레칭으로 예열을 마친 뒤 본격적인 신체 평가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운동 행동 단계를 확인했다. 하루 24시간 중 과연 자신의 건강을 위해 얼마나 투자하는지 곰곰이 생각했다. '곰곰, 또 곰곰', 답이 나오지 않았다. '미(美)체력-자세' 측정을 통해 몸 상태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근력, 근지구력, 유연성, 평형성 등 총 5개 항목으로 나누어 자신의 몸 상태를 측정했다.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윗몸일으키기 평가만으로도 기진맥진했다. 1분이 길다며 30초로 줄여달라는 애교 섞인 항의(?)도 있었다.

악력 측정 때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팔로 겨우겨우 몸을 지탱하더니 얼마 못가 '바른 자세'가 아닌 '편한 자세'로 바꾸어 누웠다. 결국 여학생들의 '미(美)체력-자세' 측정지는 하위 등급으로 채워졌다.

물론 일부 탁월한 운동 능력을 보이는 여학생들도 있었다. 치어리딩으로 단련된 몇몇은 유연함을 자랑하며 담당 선생님의 칭찬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일부'의 얘기였다.

'현실'은 냉정했다. 쉽지 않지만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이다은양(13)은 "운동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즐겨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체력측정을 해보니 윗몸일으키기 9개를 하는 것도 어렵다"며 씁쓸해했다.

모두들 굳은 표정으로 하나 둘 필기구를 꺼내 들었다. 불과 한 시간 전만 해도 하나의 볼펜을 여럿이 돌려쓰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달라질 나'를 약속하며 14주 동안 이룰 목표를 하나씩 적어 내려갔다.

'미드림 프로젝트'에 도전하는 여학생들은 앞으로 근력과 지구력을 기르는 서킷 프로그램, 볼과 후프 등을 이용한 게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한층 건강한 신체 만들기에 돌입한다. 이은채양(14)은 "경찰이 꿈이다. '미드림 프로젝트' 첫 번째 수업에는 1분 동안 윗몸일으키기 16개를 했는데, 마지막 수업에는 25개를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굳은 각오를 다졌다. 오유빈양(13)은 "땀 흘리는 즐거움을 알고 싶다"고 결연한 의지를 전했다.

여학생들의 목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아름다운 꿈'이라는 의미 그대로 '미드림 프로젝트'를 통해 세상 앞에 더욱 당당한 미래를 꿈꿨다. 전혜주양(15)은 "가수가 꿈이다. 그러나 내가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하면 주변에서 '잘할 수 있겠느냐'고 의심 섞어 말한다. 그럴 때마다 의기소침해져서 내 꿈에 대해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며 "'미드림 프로젝트'를 통해 윗몸일으키기 실력을 늘리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감을 얻고 싶다. 열심히 준비해서 오디션도 보고 싶다"며 웃었다.

'미드림 프로젝트'는 아주 작은 질문에서 시작됐다. 여학생체육 활성화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올해부터 전면 실시되는 자유학기제를 통해 여학생들과 함께 '땀 흘리는 즐거움'에 대해 경험하기로 했다.

물론 우리의 예쁜 '꿈나무'들의 '미드림'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바탕으로 오늘보다 더 빛나는 내일을 준비한다. '꿈을 꾸는' 소녀들에서 '꿈을 이룬' 소녀들로 거듭나기 위한 성호중학교 여학생들의 '미드림 프로젝트. 뛰는 걸! 예쁜 걸! 멋진 걸!' 밝고 아름다운 미래를 향한 힘찬 발걸음은 이제 막 시작됐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