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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슈틸리케호 3일 재발진, 우려는 사라질까

러시아로 가는 길, 파도는 예상보다 더 높았고 험난했다.

중국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B조 첫 경기서 3대2로 신승했던 슈틸리케호는 시리아와의 2차전에서 졸전 끝에 무득점 무승부에 그쳤다. 2차예선 전승의 자신감은 순식간에 땅으로 떨어졌다. 믿었던 유럽파는 경기 감각 저하로 고전했고 이를 대체할 만한 용병술도 없었다. 수면 밑에 가라앉아 있던 슈틸리케호의 문제점이 속속 드러났다. 조 수위 싸움을 공언했던 순위표에서도 6팀 중 3위에 자리를 잡으면서 '위기론'이 고개를 들었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얼굴에서도 미소가 사라졌다.

'위기'라는 단어가 낮설지 않다. 10월 A매치 2연전에 나서는 슈틸리케호는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중동의 복병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아시아 1위(37위·한국 47위) 이란과의 최종예선 3, 4차전은 한국 축구의 숙명인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3명의 소집 명단 중 15명을 해외파로 채웠다.

'코리안 리거'들의 발걸음은 가볍다. 손흥민(24·토트넘)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넘어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득점포를 터뜨리며 최상의 컨디션을 입증했다. 트라브존스포르(터키) 이적으로 9월 A매치에 빠졌던 석현준(25)도 최근 제 컨디션을 찾으면서 득점을 신고했다. '중동 2연전 히든카드'로 지목된 남태희(25·레퀴야)도 최근 카타르리그에서 해트트릭을 쏘아 올리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 기성용(27·스완지시티) 이청용(28·크리스탈팰리스) 모두 상승세다.

소집명단도 지난달과 비교하면 안정감이 넘친다. 지각자, 이탈자 없이 10월 A매치를 치른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소집 당일(3일)에 대표팀에 합류할 계획"이라며 "현재까진 모든 선수들이 2경기를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변수는 있었다. 수비수 이 용(28·울산 현대)이 스포츠탈장의증(복부통증)으로 제외되고 예비명단에 포함됐던 고광민(28·FC서울)이 빈 자리를 채웠다. 생애 첫 태극마크에 골인했다. 프로 데뷔 6시즌 만에 얻은 결실이다. 연령별 대표까지 통틀어 첫 대표팀 발탁인 만큼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고광민은 K리그 내에서 '숨은 진주'로 통했다. 아주대를 졸업한 2011년 서울 유니폼을 입은 고광민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최용수 전 감독(현 장쑤 쑤닝)의 조련 속에 눈을 떴다. 본래 보직은 측면 미드필더지만 활발한 활동량을 앞세운 수비 가담 능력으로 윙백 자리까지 소화하는 등 '팔색조'로 변신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고광민을 10월 소집 예비명단에 포함시키면서 재능을 인정했다. 좌우 측면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고광민의 합류로 슈틸리케호의 경쟁도 새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대표팀은 3일 경기도 수원에서 소집돼 6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카타르와 최종예선 B조 3차전을 치른다. 이후 테헤란으로 이동해 11일 오후 11시45분(한국시각)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이란과의 4차전에 나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