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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그물' 김기덕 감독의 뼈아픈 지적, 관객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그물'

▶작품성 ★★★★

▶오락성 ★☆

감독 김기덕 / 주연 류승범 이원근 / 배급 NEW / 개봉 2016년 10월 6일

김기덕 감독의 스물두번째 작품 '그물'은 이전 그의 작품들보다 훨씬 이해하기 쉽다. '악어'를 시작으로 '피에타'까지 개봉할 때마다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영화가 어렵다'는 지적은 늘 그와 함께 따라다녔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이 같은 지적에서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물'은 배가 그물에 걸려 어쩔 수 없이 홀로 남북의 경계선을 넘게 된 북한 어부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견뎌야만 했던 치열한 일주일을 담은 드라마다. 이전 작품들과 다르게 관객들은 감독이 의도한 드라마만 따라가면 줄거리를 이해하긴 쉽다. 하지만 줄거리를 따라가다보면 남북 문제에 대해 뼈아픈 회초리를 맞는 느낌이다. 남철우(류승범)는 자신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남과 북 모두에게 버림받은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김기덕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이야기를 꾸몄다는 느낌을 강하게 들게 만들었다. 남철우가 국정원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 남철우를 간첩으로 만드려는 국정원 직원들은 기시감이 느껴질 정도로 낯이 익다.

류승범은 실제 북한 어부라고 느낄 정도로 캐릭터에 높은 몰입도를 보이며 극을 이끌어 갔다. 남철우의 고뇌와 고통이 스크린에 뿜어져 나올 정도로 그의 연기는 수준급이다. 신인 이원근은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첫 영화에서 김기덕 감독의 어려운 숙제를 받아든 이원근은 무리없이 '착한' 국정원 요원을 표현해내며 앞으로를 기대케 했다.

이외에도 김영민 최귀화 손민석 등 '김기덕 사단'이라고 불릴만한 배우들이 극을 가득 채워주면서 '그물'이 호평을 받는데 큰 역할을 했다.

늘 문제작을 생산해내는 김기덕 감독의 이번 선택도 쉽지는 않다. 보는 이들의 의견은 극단적으로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화라는 대중매체의 역할에는 충실한 작품인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