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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남녀'①] 신드롬 비결, 재미+공감+현실 다 잡았다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월화극 '혼술남녀'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혼술남녀'는 제각각 다른 이유로 혼술을 즐기는 노량진 공시생들과 선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은 9월 5일 2.92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방송 2회 만에 3%대를 돌파했고 27일에는 3.979%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후반전에 돌입하면서 시청률 4%대 돌파를 가시화 한 셈이다. 시청률도 시청률이지만 화제성은 더 뛰어나다. TV화제성 분석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9월 4주차 드라마 부문 TV 화제성 6위에 안착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더 뜨거운데 재미와 공감, 의미까지 잡아냈다는 호평이 지배적이다.

'식샤를 합시다2'의 최규식PD와 '막돼먹은 영애씨' 명수현 작가의 합작품인 만큼, '혼술남녀'는 전반적으로 유쾌한 분위기를 가져간다. 키 공명 김동영 등 고시생 3인방의 에피소드나 황우슬혜 민진웅 콤비의 코믹 연기는 물론 남녀주인공인 박하선과 하석진 역시 만취 연기와 츤데레 연기로 웃음을 더한다. 여기에 달달한 로맨스가 곁들여지니 금상첨화다. 이전까지는 공명의 패기있는 연하남 로맨스로 누나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더니 7회부터는 본격적으로 박하선과 하석진의 로맨스에 불이 붙었다. 하석진은 연애를 책으로 배운 귀여운 츤데레를 제대로 구현해냈다. "종합반 관리 차원"이라며 까칠한 척 하지만 쓸데없이 고퀄리티로 박하선을 챙겨주는 모습은 여성팬들을 미소짓게 한다. 여기에 응하는 박하선의 연기는 무척 사랑스럽다. "고쓰 나 좋아하는거 아니야"라며 볼을 붉히고 그와의 키스를 상상하며 설레여하는 모습은 '로코퀸' 등극 가능성을 높인다.

이렇게 웃음을 선사하는 가운데에도 '혼술남녀'는 진정성 있는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공시 준비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오랜 시간 사랑한 여자친구와 이별할 수밖에 없었던 김동영의 에피소드, 할머니의 칠순 잔치에 참석할 수 없었던 키의 에피소드, 애정 문제에 있어서는 풍요속의 빈곤을 겪고 있는 황우슬혜의 에피소드는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거나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다. 또 박하선의 노량진 학원가 적응기는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법한 스토리로 꾸려져 노량진판 '미생'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높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작품은 사회적인 메시지까지 전달하고 있다. 27일 방송분이 대표적인 예다. 이날 방송에서는 정채연이 도촬을 당한 모습이 그려졌다. 몰카가 유출당한 정채연은 두려움에 떨었으나 대부분의 공시생들은 그의 몸매를 평가하는 등 분개할 만한 반응을 보였다. 진범을 붙잡아 경찰에 넘긴 것은 공명이었다. 범인이 정채연의 몰카를 인터넷에 유포한 이유가 애정고백을 차갑게 거절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된 공명은 "앞으로 적당히 좀 해. 외롭고 힘든 사람들한테 독한 말로 상처줄 거 뭐 있냐. 요즘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데. 사이코패스 진짜 많다. 너 조심해야 돼"라고 충고했다. 제작진은 김기범(키)의 맞춤법 굴욕 에피소드를 버무려 무겁지 않게 해당 에피소드를 풀어냈다. 하지만 공명의 대사를 통해 주제 의식은 명확히 전달했다. 도촬 영상을 유포하는 행위는 엄연한 범죄인데, 그러한 범죄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묻는 현 세태를 절묘하게 꼬집어낸 것이다.

이처럼 '혼술남녀'는 재미와 감동, 메시지를 모두 잡은 웰메이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 터닝포인트를 맞아 남녀주인공의 러브라인까지 본격화된 '혼술남녀'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