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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윤계상 ''비스티보이즈'는 인생작, '굿와이프'는 인생캐릭터'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윤계상이 자신의 인생작, 인생캐릭터에 대해 고백했다.

tvN 금토드라마 '굿 와이프'(한상운 극본, 이정효 연출)에서 매력적인 싱글남이자 냉철한 로펌대표 서중원 역을 맡은 윤계상. 그는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굿 와이프'의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배우로서 소신 있는 연기론에 대해 털어놨다.

지난 1991 아이돌 그룹 god로 데뷔, 이후 2004년 SBS 드라마 '형수님은 열아홉'을 통해 배우로 전향한 윤계상은 12년간 드라마와 영화를 종횡무진 하며 꾸준히 연기 활동을 펼쳐왔다. 그가 그동안 쌓은 필모그래피만 23편. 가수 출신 배우라는 핸디캡에도 불구, 열정과 노력으로 차근차근 스텝을 밟아온 윤계상은 제법 배우로서 대중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게 됐다.

특히 윤계상에게 '굿 와이프'는 이미지 변신을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극 중 서중원은 휘하 변호사에게는 냉정하되 의뢰인에게는 따뜻한, 그렇다고 의뢰인의 진심을 믿어주지 않는 냉혹한 인물로 다중적인 감정 연기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 또한 냉철하기만 할 것 같은 인물이었지만 동시에 동기였던 김혜경(전도연)에게만큼은 조력자로서, 마음을 준 정인으로서 남성적인 매력을 과시해 여성 시청자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그간 생활형 연기에 집중했던 윤계상은 '굿 와이프'를 통해 캐릭터형 연기를 시도할 수 있었고 이는 곧 배우 윤계상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준 계기가 됐다.

윤계상은 "평소에도 직접 작품을 선택하는 편이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대목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 힘이다. 특히 현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극으로 녹여내는 작품을 좋아한다. 그래서 영화 '소수의견'(15, 김성제 감독) '풍산개'(11, 전재홍 감독) '비스티 보이즈'(08, 윤종빈 감독) 같은 작품을 선택했고 최근에는 '죽여주는 여자'(16, 이재용 감독)을 택했다.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는 극장을 나섰을 때 생각을 하게 해준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배우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배우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사치인 것 같다. 어떤 정치적인 발언보다 가장 큰 힘을 갖는데 그런 영향력에 대한 책임감도 느껴야 한다. 요즘은 버젯이 큰 영화들이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는데 개인적으로는 관객이 다양성 영화에 대한 관심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한국영화가 골고루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 "고 답했다.

이렇듯 작품, 연기에 대한 자신만의 신념이 확고한 윤계상. 그에게 인생작, 인생캐릭터는 무엇일까? 윤계상은 "인생작은 아무래도 영화를 처음 시작하게 해 준 '발레교습서'와 개인적으로 애정이 가는 '비스티 보이즈'가 아닐까 싶다. '비스티 보이즈'를 할 때는 내 인생, 목숨을 걸고 작품에 참여했다. 비록 관객의 사랑을 많이 받은 작품은 아니지만 지금도 '괜찮은 작품이다' 자신할 정도로 소중한 작품이다. 간혹 영화를 안 본 지인들에겐 '비스티 보이즈'를 보라고 추천하기도 한다"며 웃었다.

이어 "'비스티 보이즈'의 연기를 보고 조금씩 작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발전 가능성'이라는 칭찬을 그때 처음 들어봤다. 그래서 내겐 너무나 자부심이 느껴지는 '인생작'이다. 반면 '굿 와이프'는 인생작이라기 보다는 인생캐릭터를 만나게 해준 작품인 것 같다. 감히 내가 인생작을 운운할 수 없는 큰 작품이지만 그래도 내 이미지에 변화를 준 캐릭터를 만나게 해 줬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윤계상은 "가수 출신 배우라는 수식어는 평생 들어야 한다는 걸 최근 에서야 인식했다. 출신은 운명 같은 것이라는 걸 느꼈다. 과거에는 가수 출신 배우라는 수식어를 벗으려 안간힘을 썼는데 그 모든 게 욕심이며 의미 없는 생각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이번 '굿 와이프'를 통해 배우로 데뷔한 나나에게도 이런 조언을 해줬다. '첫 레이스를 너무 잘 뛰어줬고 호평받을 만큼 열심히 했다. 하지만 그 이후의 레이스가 더욱 잔혹할 것이다. 매번 시험대에 오르고 혹독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그 말은 곧 나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윤여정 선생님도 내게 '연기는 매번 어렵다'고 하더라. 배우는 좋은 작품을 만나면 빛을 낼 수 있고 간혹 나무에서 떨어질 때도 있다고. 늘 성찰하고 공부하는 게 연기라고. 길게 보고 노력하라고 연기 팁을 알려주셨다"며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처음 시작할 때는 마치 내가 연기 천재라도 되는 줄 알고 거만했다가 호되게 혼났다. 군대를 다녀온 뒤 절실하게 머리를 숙이게 됐고 처음부터 천천히 제대로 시작하게 됐다. 사실 지금은 배우가 돼야지 보다는 연기를 하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다. 흠뻑 빠져있는 상태이고 점점 변해가는 나 자신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CBS 동명 인기 드라마를 리메이크 한 '굿 와이프'는 검사 남편이 스캔들과 부정부패로 구속되자 아내가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변호사로 복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전도연, 유지태, 김서형, 나나, 이원근, 윤계상, 김태우, 태인호, 채동현, 박정수, 전석호 등이 가세했고 KBS2 '스파이'를 집필한 한상운 작가가 극본을, tvN '마녀의 연애' JTBC '무정도시'의 이정효 PD가 연출을 맡았다. 지난 27일,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영화 '비스티 보이즈' tvN '굿 와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