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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 '송창식의 정확한 상태를 알아야했다'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 결과를 봐야겠지."

한화 이글스의 불펜에서 혼신의 역투를 하던 우완투수 송창식이 병원에 갔다. 연습을 하던 중 팔꿈치 상태가 전과 다른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약간의 통증도 있었다.

확실히 어떤 상태인지 알아야 했다. 그래야 치료와 재활, 그리고 복귀 스케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왕 상태를 체크하기로 했으니 최고의 실력을 갖춘 병원으로 보내는 게 가장 좋다. 시설이나 치료 경험을 따져봤을 때 일본의 병원이 베스트였다. 29일 오후 송창식이 트레이너와 함께 일본행 비행기에 오르게 된 과정이다.

굳이 숨길 일도 아니었고, 비밀로 할 계획도 없었다고 한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송창식의 일본행에 관해 "몸상태를 보기 위해서 더 좋은 병원으로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밀로 할 것도 아니다. 애초에 구단에 알아서 처리하라고 얘기했었다"고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

사실 선수가 시즌 중 일본 병원에서 검진을 받거나 치료를 하고 오는 건 부지기수다. 한화 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도 이런 방식을 택한다. 특히 일본 야구계나 병원쪽으로 인연이 있는 구단들, 예를 들어 삼성 라이온즈나 KIA 타이거즈, kt 위즈 등이 간혹 몸상태가 좋지 않거나 경기 중 다친 선수를 일본에 보내 치료를 받게 했다. 한화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이래 수많은 선수들이 시즌 중 일본으로 가서 치료를 받거나 검사를 받고 오곤 했다. 송창식도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그래서 김 감독은 송창식의 일본행에 관해 아직까지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일본에 가는 것 자체는 선수의 상태를 좀 더 세심하게 체크하고 관리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대처법이나 향후 계획을 정하면 된다. 김 감독은 "좀 안좋다고 하는데, 상태를 봐야겠지. 결과를 보고나야 말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하지만 송창식의 일본행은 그저 '대수롭지 않은 일'로만 여길 순 없다. 상황이 그렇게 됐다. 일단 좌완 필승조 권 혁이 먼저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었다. 송창식은 그 자리를 열심히 메워주던 버팀목이다. 그마저 엔트리에서 빠진다면 팀 전력의 손실이 너무 커진다. 그의 역할을 대체할만한 인물이 마땅치 않다.

게다가 최근 2년차 투수 김민우의 부상과 관련해 김 감독의 선수 운용에 관한 비난 여론이 커진 상황이다. 여러 이야기들이 나왔다. 진실도 있지만 왜곡과 오류도 상당했다. 정확한 분석과 비판보다는 원색적인 비난과 인신공격이 주를 이루게 돼버렸다. 그런 상황에서 때마침 알려진 송창식의 일본행은 김 감독에 관한 비난 여론에 휘발유를 끼얹은 형국이다. 만약 송창식의 몸상태가 많이 좋지 않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책임 소재에 관한 비난 여론은 더욱 커질수 밖에 없다. 이에 관해 김 감독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늘 반복된 익숙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송창식에 관한 보고에만 온 신경을 쏟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