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가 진천선수촌 수영 국가대표 훈련장에서 불거진 '몰카 사건'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체육회는 29일 "수영국가대표 A선수가 진천선수촌 수영장에서 여자대표 선수용 탈의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수년간 촬영해왔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 수사와 별도로 자체 진상조사를 조속히 실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최근 전·현직 수영 남자 국가대표 선수들이 진천선수촌 내 여자 탈의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수년간 촬영했다는 단서를 잡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전직 수영 국가대표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A씨의 범행은 몰카 영상을 친구에게 보여주면서 발각됐다. A씨는 경찰에서 "호기심에 B씨와 함께 몰카를 설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 대표로 출전한 현역 국가대표 선수다.
체육회는 "이번 사건이 지난 수년간 성폭력 예방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왔는 데도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과 그것도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일어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체육회는 정현숙 스포츠공정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자체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한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진상조사단은 조사의 공정성을 위해 내·외부 전문가 7명 이내로 구성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에 대해 법적 책임과 관리감독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예정이다.
또 이번 사건의 진상을 알고도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수영 지도자와 선수촌 시설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내부 관리자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관리감독 책임을 따지기로 했다.
체육회는 조사 결과 가해자가 확인될 경우 대한수영연맹에 빠른 시일내 징계조치를 내리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난 주말 진천선수촌, 태릉선수촌의 화장실과 탈의실 등에 대해 육안조사를 실시한 체육회는 30일 외부 전문기관의 도움을 얻어 진천선수촌 내 여자 화장실, 샤워실, 탈의실, 숙소 등에 대해 전방위 정밀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체육회는 "앞으로 이와 같은 불미스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성폭력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시설물 관리감독 체계도 한층 철저히 하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