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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지진 구호손길 안닿는 오지로 달려가는 '오토바이 천사들'

규모 6.2의 강진이 강타한 이탈리아 중부지역에서 희생자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있지만, 상당수 피해 지역이 접근이 어려운 산기슭에 자리 잡고 있어 피해자 구조 작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산골 마을로 이어지는 비포장 도로들도 지진으로 무너지면서 매몰된 희생자들을 구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비포장도로용 오토바이(더트 바이크)를 모는 자원봉사자들이 지진 피해지역으로 달려가 구호가 절실한 피해자들을 돕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피해 지역에서 '두 바퀴의 천사들'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지진이 처음으로 발생한 24일(현지시간)부터 현재까지 현장을 돌아다니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의약품, 식량 등을 전달하고 있다.
지진 발생 둘째 날인 25일에도 이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지도를 들여다보며 구호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이 단체를 이끄는 마리오 메르코치(56)는 한 자원봉사자에게 한 지역을 가리키며 "이 지역을 맡아라. 거기에 가서 문제가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알려달라"고 지시를 내렸다.
'두 바퀴의 천사들'은 지난 2002년 지역 민방위부의 지원을 받아 처음 만들어졌다. 이들은 3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9년 라퀼라 대지진을 비롯해 이탈리아 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어김없이 찾아가 구호활동을 펼쳤다.
이들은 피해 지역에서 일반 차량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을 확인한 다음 필요가 있으면 의약품이나 식량, 연락수단 등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비포장도로용 오토바이는 가지 못하는 곳이 거의 없어 일반 차량이 갈 수 없는 곳의 70%는 이들의 구호의 손길이 닿는다.
메르코치는 "교통 체증이 심해도 뚫고 갈 수 있고, 낙석이 길을 막고 있더라고 돌아갈 수 있다"며 "다리가 무너진다면? 강이 너무 깊지 않다면 건널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들의 '눈부신' 활약 덕에 적십자사와 같은 전통적인 구호단체에서도 의약품을 전달해달라고 부탁하기까지 한다.
'두 바퀴의 천사들'에게는 나이도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페루자에서 온 주세페 비디는 70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오토바이에 올라타 피해자들을 돕고 있다.
그는 1997년 아시시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을 언급하며 "그때부터 지금까지 지진 일어날 때마다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