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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무도', 잭 블랙보다 반가웠던 도산 안창호와 美조우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무한도전', 기대했던 잭 블랙과 만남보다 뜻 깊었던 도산 안창호와 만남이었다.

지난 20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은 LA 특집 두 번째 이야기로 꾸며져 멤버들이 LA하면 빼놓을 수 없는 한인 타운과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를 돌아보는 LA K-타운 투어를 했다. 멤버들은 코리아타운 인터체인지부터 남가주 대학교, 한인회관, 코리아타운 우체국,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까지 정체를 알 수 없는 투어코스에 지쳤고, 미션까지 더해지자 원성은 커졌다.

이후 멤버들은 자신들이 지나쳐온 길이 안창호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무심코 지나쳤던 인터체인지, 우체국, 한인회관 모두 도산 안창호의 이름을 딴 곳이었다. 남가주대학교 한인연구소는 안창호의 가족들이 살았던 자택을 복원해놓은 곳이었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는 안창호의 장남이자 한국 최초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배우였던 안필립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멤버들은 그제서야 "왜 이런 곳을 가냐"고 투덜거렸던 자신들을 부끄러워했다.

이후 멤버들은 대한인국민회에서 뜻밖의 사람을 만났다. 바로 안창호의 3남2녀 중 막내 아들인 96세의 안필영이었다. 독립운동에 몸바친 안창호는 가정을 돌볼 여유가 없었고, 이 때문에 안필영은 아버지의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만없이 가정을 지킨 어머니와 아버지 빈 자리를 대신한 큰 형 필립이 있었기에, 그 또한 아버지를 이해하고 그 뜻이 길이 보전되기를 바랐다.

멤버들은 또 안창호의 장녀 안수산의 아들이자 안창호의 외손자인 필립 안 커디와도 만났다. 커디는 우리가 잘 몰랐던 안창호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동포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향했고 뜻을 모았다. 당시 안창호가 사용했던 여권을 보면 이동거리만 4만km에 이르렀다. 37년간 12개국 120여개 도시를 다니며 독립을 위해 힘썼다. 26살의 나이에 미국에서 한인친목회를 조직하고 한인의 입지를 다지는데도 힘을 보탰다. 안창호의 딸 안수산 또한 '이름 없는 여성 독립운동가'라 불리며 독립 운동에 힘 써 온 인물이었다.

앞서 '무한도전'의 미국행은 잭 블랙과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잭 블랙과 재회가 아쉽게 불발됐음이 알려진 이후에는 과연 어떤 특집으로 이를 대체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미국에서 도산 안창호와 조우하게 될지는 멤버들도 시청자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미국 LA에 새겨져 있던 안창호의 흔적들은 우리가 미쳐 알지 못했던 것들이기에 더욱 놀라웠다.

지난 해 방송된 '배달의 무도' 특집은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가 깃든 섬 하시마 섬과 우토로 마을을 재조명했다. 지난 2013년에는 '아이돌 역사 특강' 특집을 통해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2011년 9월 24일 방송된 '스피드' 특집은 영화 '스피드'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 같았지만 사실상 '독도' 특집이었다.

'무한도전'은 많은 이들이 예상치 못한 순간과 장소에서 다시금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무한도전'만의 예능과 역사의 콜래버레이션이 또 한 번 빛을 발한 특집이었다.

ran61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