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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로마市, 오스트리아에 '쓰레기 가져가 처리해달라' 요청

쓰레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탈리아 로마가 북쪽의 이웃 나라 오스트리아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탈리아 영문 뉴스사이트 더 로컬은 2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티롤 지방의 지역 일간 티롤러 타게차이퉁을 인용, 로마시 측이 지난 주 오스트리아 티롤 당국에 로마시의 생활 쓰레기 7만t을 오스트리아로 가져가 처리해달라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당국은 자국의 열 재처리 발전소의 처리 용량 등 기술적 측면과 법적 측면을 검토한 뒤 로마시의 요청을 수락할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트리아는 매년 20만t에 달하는 쓰레기를 해외에서 들여와 처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 16만t은 시칠리아와 나폴리 등 이탈리아에서 오는 쓰레기다.
오스트리아가 만약 로마시의 요청을 받아들이면 로마의 쓰레기는 기차 편으로 북부 이탈리아를 거쳐 오스트리아 티롤 지방으로 옮겨져 처리될 예정이다.
최근 몇 년 간 고질적인 쓰레기 문제에 시달려온 이탈리아 수도 로마는 최근 몇 달 동안 쓰레기 수거·처리 회사인 도시폐기물공사(AMA)의 잦은 파업까지 겹치며 주택가는 물론 콜로세움 인근 등 주요 관광지까지 쓰레기가 넘쳐나는 등 심각한 쓰레기 위기를 겪었다.
지난 6월 사상 최초의 여성 로마 시장으로 당선된 이탈리아 야당 오성운동(M5S) 소속의 비르지니아 라지는 취임 약 2개월이 되는 지난 20일까지 로마를 깨끗하게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AMA는 이후 쓰레기 수거 횟수를 늘리는 등 총력전을 벌인 끝에 급한 불은 어느 정도 껐으나 쓰레기 매립·소각 시설 부족 등으로 언제 다시 로마에 쓰레기 위기가 불거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로마의 천문학적인 부채 감축과 함께 쓰레기 문제 등 시민들이 겪는 일상적인 불편을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라지 시장은 AMA를 개혁해 효율성을 높이고, 쓰레기 감축과 재활용 등의 방법으로 쓰레기 문제를 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로마 시청의 환경 국장 파올라 무라로는 22일 로마시를 돌며 쓰레기 처리 상황을 점검한 뒤 "시민들이 여름 휴가에서 돌아오는 9월이 되도 (쓰레기)위기는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며 쓰레기 문제 해결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라지 시장이 속한 오성운동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민주당(PD)은 "말은 쉽다"며 "로마 시민이 죄다 여름 휴가로 도시를 떠나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ykhyun14@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