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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언니쓰가 女예능 새 이정표? 의심은 'Shut up!'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걸그룹 언니쓰, 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창대했다.

지난 22일 오후 11시 방송된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는 언니쓰의 데뷔이자 은퇴 무대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되며 12주간의 걸그룹 프로젝트 대단원이 막을 내렸다.

언니쓰는 '언니들의 슬램덩크' 출연진들이 결성한 프로젝트 걸그룹이었다. 출연진들이 꿈계를 통해 서로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이 예능에서, 민효린은 오래전 꿈인 '걸그룹 데뷔'를 꺼냈다. 평균 나이 35세인 출연진의 걸그룹 도전기는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고, '언니들의 슬램덩크'에 있어 '신의 한 수' 아이템으로 남게 됐다.

방송용 걸그룹이라 쉽게 갈 거란 예상과 달리, 이들의 데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티파니와 제시를 제외하고 김숙, 라미란, 홍진경, 민효린 등은 음악 방송 무대에 선 경험이 없었다. 이들은 넘치는 끼와는 별개로 춤과 노래의 기본기부터 익혀야 했다. 곡을 쓰고 안무를 돕고, 녹음부터 콘셉트를 잡아 줄 프로듀서도 찾아야했다.

하지만 박진영의 합류로 언니쓰의 데뷔가 급물쌀을 탔다. 박진영과 유건형 작곡했으며, 유희열이 피쳐링과 뮤직비디오에 참여한 곡 '셧업(Shut up)'의 완성도는 기대 이상이었다. 멤버들의 자세는 점점 진지해져 갔다. 멤버들은 1세대 걸그룹 S.E.S부터 현역 걸그룹 아이오아이, 트와이스를 만나 황금같은 조언을 얻었다. 또 JYP와 호흡한 태우, 조권, 예은 등을 만나 보컬 레슨을 받으며 성장해 나갔다.

연습에도 총력을 다했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 했다. 안무 검사에서 95점을 받은 라미란은 만족 없이 집에서도 안무 연습을 계속했고 홍진경은 다른 일을 하는 와중에도 짬이 날 때마다 연습을 했다. 김숙은 시상식에서 드레스를 입고도 춤 연습을 했다. 피나는 연습에도 불구하고 마음처럼 되지 않아 눈물을 보이던 홍진경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들의 노력은 결국 통했다. 지난 6월10일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전국 7.5%, 수도권 8.8%(이하 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첫 방송 10회 만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이후 6주 연속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셧업' 음원 또한 공개 직후 주요 음원차트에서 1위를 올킬하며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음원깡패'라고 불리는 Mnet '쇼미더머니5'의 음원을 모두 눌러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걸그룹 도전기가 그저 웃음용으로 마무리될 거란 예상도 많았지만, 언니쓰는 절실함과 진정성을 보여줬다.

언니쓰의 열정에 시청자들은 뜨겁게 응답했다. 언니쓰가 화제를 모으면서 '뮤직뱅크' 외에도 여러 음악 예능에서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는 후문. 하지만 제작진은 '언니들의 슬램덩크' 기획 의도와 시청자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예정대로 데뷔 무대에서 이번 도전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이들이 땀과 눈물을 흘리며 하나의 팀을 완성해 가는 모습을 지켜봤기에 그 감동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처음엔 오합지졸 같았던 언니쓰였지만,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 속에 '국민 걸그룹'으로 무대를 떠나니 감회가 새롭다. 쿨하게 돌아서는 모습 마저 오히려 언니쓰다워 보여 뒷모습이 슬프지 않다.

언니쓰는 결국 데뷔와 동시에 은퇴하지만, '언니들의 슬램덩크'에게 이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이번 도전으로 여성 예능의 부활 가능성을 열었음은 물론, 너무 늦은 꿈은 없다는 것을 입증해 앞으로 더욱 다양한 도전들을 기대케 하는 것. 언니쓰는 떠나지만,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계속된다.

ran61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