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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의 부상이탈, 한화에 미칠 영향은

간신히 조합되는 듯 했던 한화 이글스의 '5인 선발 체제'가 또 위기를 맞이했다. 나아가 중위권 도약을 노릴만 하던 팀 전력의 상승세에도 심각한 데미지가 생길 듯 하다. 팀 선발을 이끌어가야 할 우완투수 송은범의 어깨에 탈이 났기 때문이다. 당장 한화는 송은범의 자리를 메워줄 대체 선발을 찾아야 한다.

송은범은 22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한화는 이날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송은범을 1군에서 제외했다. 한화 구단이 밝힌 이유는 '어깨 근육 손상'이었다. 징조가 있었다. 송은범은 전날 대전 kt전에 선발로 나와 4회까지 2안타(1홈런)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고 있었다. 마침 팀 타선도 4회말에 5점을 뽑아낸 덕분에 6-1로 앞서 있었다. 1이닝만 버티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투구수도 53개에 불과했다. 이 페이스라면 적어도 6회 이상은 버틸 것 같았다.

하지만 5회초에 마운드에 올라온 건 송은범이 아닌 송창식이었다. 송은범이 오른쪽 어깨 뭉침 증세를 호소하며 교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체된 송은범은 덕아웃에서 아이싱을 한 채 경기를 지켜봤다. 다행히 한화는 이날 타선의 힘을 앞세워 8대1로 이겼다.

그러나 송은범의 어깨는 예상보다 더 좋지 않았다. 22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어깨 근육이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 구단 측은 송은범의 부상 정도에 관해 일단 두루뭉술하게 '어깨 근육 손상'이라고만 밝혔다. 그러나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것으로 봐서는 최소 10일 이상은 치료와 재활이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만약 단순 근육 뭉침 증상 정도였다면 굳이 엔트리에서 제외할 이유는 없다.

현재로서는 송은범이 언제쯤 1군에 돌아오게 될 지 알수 없다. 1군 엔트리 복귀 가능 시점인 열흘 이후에 곧바로 돌아온다면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재활이 길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근육 손상'이라는 건 단순한 염증 증세가 아니라 근육 일부가 찢어졌다는 뜻일 수도 있다. 만에 하나 이런 경우라면 8월 내에 복귀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어쨌든 송은범이 1군 엔트리에 제외된 시점에서 한화는 큰 악재를 만난 건 사실이다. 그리고 선발 로테이션의 재편성이 불가피하다. 송은범이 다치기 전까지 한화는 간신히 5인 선발 로테이션 체제를 만들어놨다. 카스티요와 서캠프가 팀에 새로 합류한 데다 송은범-윤규진-이태양의 토종 선발진이 점차 자리를 잡으며 팀 상승세의 초석이 돼 왔다. 그런데 여기서 송은범이 빠지게 되면서 상승세의 원천이 흔들릴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송은범의 빈자리를 누구로 메울 것인가에 대해 고민 중이다. 22일 롯데전을 앞두고 "생각을 해보겠다"고 했다. 현재로서는 장민재가 그나마 가장 믿을만한 대체카드로 보인다. 그러나 변수도 있다. 팀 사정상 장민재를 고정 선발이 아닌 지금껏처럼 전천후 스윙맨으로 남겨두고 새로운 투수를 기용하는 방안도 나올 수 있다. 1군에 있는 심수창 혹은 2군에 있는 김재영 김범수 등도 일단 선발이 가능한 인물들이다. 누구를 택하든 선발 로테이션을 안정시켜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면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김 감독은 과연 어떤 해법을 내놓게 될까.

부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