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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냐, 용마고냐, 제71회 청룡기 4일 개막

누가 여의주를 품에 안을까.

제7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이 4일 개막해 15일까지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다. 지난해 4연패를 노리다 조기 탈락한 덕수고, 전·후반기 주말리그 전라권을 평정한 동성고, 투타 밸런스가 안정적인 마산용마고까지. 37개 팀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자를 가린다.

▶2회전 탈락, 절치부심 덕수고

덕수고는 2010년대 고교야구 최강 팀이다. 1955~1957년 동산고가 대회 3연패에 성공한 이후 무려 57년 만에 3년 연속 청룡 깃발을 품에 안았다. 2012년 제67회 대회 때는 서울 라이벌 신일고가 제물이 됐다. 8대1 승리였다. 이듬해에는 야탑고를 상대로 13대5 대승을 거뒀다. 2014년에는 충암고를 4대0으로 물리쳤다. 이 때 결승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투수가 kt 위즈에 우선 지명된 사이드암 엄상백이다.

덕수고는 지난해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고교 역사상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은 전국대회 4연패에 도전했다. 하지만 위대한 도전은 허무하게 끝났다. 2회전에서 충암고에 무릎을 꿇었다. 충격적인 패배. 정윤진 감독과 선수단은 곧장 훈련에 돌입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조기 탈락이 자극제가 됐다. 이후 덕수고는 지난 5월 황금사자기에서 마산 용마고를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복근 두산 베어스 스카우트 팀장은 "에이스 김재웅을 포함해 투수력이 강하다. 또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수비 조직력은 고교 최고 수준"이라며 "전통이 있어 큰 경기에 강하다. 지난해 일찍 대회를 마감했지만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변수는 대진, 덕수고 '죽음의 조', 동성고·마산용마고는 수월

그러나 덕수고는 안정적인 전력에도 우승으로 가는 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지난달 27일 대진 추첨 결과 4강 전까지 강팀들과 잇따라 격돌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6일 광주진흥고와 첫 경기를 치르는 덕수고는 이변이 없는 한 2회전에서 장충고와 맞붙는다. 8강에서는 성남고 또는 경남고를 상대한다. 장충고, 성남고, 경남고는 10개 구단 스카우트가 공통적으로 꼽는 이번 대회 우승후보.

장충고에는 기량이 우수한 투수가 5명이나 있다. 야수들은 기동력이 좋고 작전수행능력이 뛰어나다. 경남고는 부산·제주권 주말리그에서 6승무패로 청룡 열차 티켓을 따냈다. 6경기 동안 팀 타율은 2할8푼, 팀 평균자책점은 무려 1.08이다. 성남고도 서울권B에서 신일고, 선린인터넷고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전력이 탄탄하다는 평이다.

황금사자기에서 덕수고에 석패한 마산용마고는 대진운이 좋은 편이다. 힘을 비축하면서 무난하게 4강까지 올라 대회 막판 전력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여건이다. 전라권에서 강호 광주진흥고, 군산상고, 순천효천고를 제치고 전·후기 주말리그 1위에 오른 동성고도 2003년 이후 13년 만에 우승을 노려볼 기회다. 막강한 타격이 강점이다.

▶최고의 스타는

이번 대회에는 최근 프로구단에 1차 지명된 특급 유망주들이 대거 출전한다. 순천효천고 유승철(KIA) 장안고 조병욱(kt) 김해고 김태현(NC) 야탑고 이원준(SK) 휘문고 이정후(넥센) 부산고 윤성빈(롯데) 북일고 김병현(한화)다. 충암고 고우석(LG)과 경주고 장지훈(삼성)은 팀이 주말리그를 통과하지 못했고, 두산 유니폼을 입은 최동현은 동국대 소속이다.

7명의 선수 중 단연 관심을 끄는 자원은 윤성빈이다. 고교 1학년 때부터 메이저리그 구단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그는 최고 시속 153㎞의 강속구가 일품이다. 약점으로 지적된 제구력도 좋아졌다. 이종범 MBC 스포츠+ 해설위원의 아들 이정후의 발에도 시선이 쏠린다. 그는 NC 주전 2루수로 성장한 박건우의 고교 시절 모습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로야구 2차 지명(8월22일)에 앞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다른 선수들의 경쟁도 볼거리다. 고교 최고 포수로 꼽히는 나종덕, 경기 운영이 탁월하다는 우완 투수 이정현(이상 용마고), 이정후 못지 않은 재능을 갖고 있는 유격수 김혜성(동산고) 등이 각 구단 스카우트와 팬들 앞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낼 예정이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