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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 '안 좋은 것은 잊어버려야 한다'

지휘봉을 잡은 지 이틀 만에 무대에 오른 신임 황선홍 FC서울 감독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그러나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자멸'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렸다. 수비는 포항전에 이어 다시 한번 넋나간 플레이로 중심을 잡지 못했다. 설상가상 후반 29분에는 아드리아노가 상대 수비수를 팔꿈치로 가격, 퇴장을 당했다. 수적 열세의 서울, 반전도 없었다. 서울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 성남FC와의 홈경기에서 1대3으로 역전패했다.

황 감독은 "홈 경기를 잘 치르고 싶었는데 팬들에게 죄송하다. 우리 실수가 많았고, 좋은 흐름을 실수로 상대에게 넘겨줬다"며 "진작 알고 있었지만 K리그는 역시 녹록지 않다. 그러나 실망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생각했던 플레이와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그건 우리가 소통을 통해서 고쳐 나가면 된다. 그 시간을 짧게 가져가는게 관건이다. 안 좋은 것은 잊어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출발은 좋았다. 전반 13분 고광민의 크로스를 아드리아노가 헤딩으로 연결, 선제골을 터트렸다. 아드리아노는 황 감독에게 달려가 포옹하며 서울 입성의 환희를 함께 나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수비라인의 '헛발질'이 시작됐다. 전반 19분 피투의 스루패스 한 방에 수비라인이 뚫렸다. 골키퍼 유상훈의 판단 착오가 뒤를 이었다. 굳이 도전적으로 전진할 필요가 없었지만 골문을 비우고 나왔다. 티아고는 유상훈을 따돌린 후 왼발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전반 33분 성남의 결승골은 더 어이없었다. 수비수가 볼을 돌리다 어이없는 패스 미스로 골을 헌납했다. 정인환이 김원식에게 패스한 볼은 티아고의 발밑에 갖다 줬다. 서울은 최후방은 성남의 최전방이다. 티아고가 황의조에게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8분 유상훈의 자책골도 아쉬웠다. 피투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나왔다. 하지만 볼은 점프했다 착지하던 유상훈을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끝이 아니었다. '서울 극장'을 노렸지만 아드리아노가 레드카드를 받으며 황 감독 데뷔전 승리는 허공으로 날아갔다. 황 감독이 손을 쓸 수 없는 졸전이었다.

황 감독은 "심리적으로 좀 급했던 것 같다. 상대가 압박하기 좋은 타이밍에 패스를 뿌렸고, 너무 중앙으로만 연결하려 했다. 선제골 이후 좋은 흐름을 길게 가져가야했었는데 실수해서 주도권을 넘겼다"며 "한 경기를 버리기는 했으나 개인적으로는 가능성도 봤다. 지금은 우리 선수들 파악이 우선이다. 의미가 컸던 90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봄에 경기력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선수들이 그 생각을 떨치지 못하는 것 같다. 항상 2~3골 차로 이겨야한다는 압박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대화를 통해 선수들에게 이해를 시키며 풀어야할 것 같다. 걱정하지 않는다. 충분한 역량을 가진 팀"이라며 내일을 기약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