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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호 살인범 잔혹한 시신훼손…조타실에선 무슨 일이?

원양어선 '광현 803호(138t)'의 베트남 선원 2명이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을 흉기로 살해한 뒤 잔혹하게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드러나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원한이나 적대감 외에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할 만한 어떤 동기가 반드시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해경)는 "검안 결과 시신의 훼손 정도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심각하고 범행 수법이 잔혹·잔인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살해 동기에 대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선원 2명이 술김에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단순 살인사건으로 보기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는 것이 해경의 입장이다.
해경은 이들이 숨진 기관장과는 1년 이상, 선장과는 2개월가량 선상생활을 해온 것으로 보고 평소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특히 선사인 광동해운이 올해 4월 조업 부진을 이유로 선장을 양모(43)씨로 교체한 뒤에도 어획 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해경은 어획 목표에 대한 독촉이나 외국인 선원에 대한 욕설·비인격적인 대우가 있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어장 이동 중인 광현호에서 양주를 곁들인 선원 회식이 있었고, 선장 양씨가 베트남 선원 B(32)씨와 V(32)씨를 포함한 몇 명의 선원을 조타실로 부른 뒤 살인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선장과 기관장을 흉기로 살해한 뒤에도 엽기적인 방법으로 잔인하게 시신을 훼손해 조타실을 피로 물들였다.
해경은 이들이 범행을 감추기 위한 유기 목적으로 시신을 훼손했다기보다 고의로 시신을 해코지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선원의 보고를 받고 뒤늦게 참혹한 살인 현장을 발견한 한국인 항해사 이모(50)씨는 흉기를 들고 저항하는 베트남 선원 2명을 제압한 뒤 다른 외국인 선원에게 감시하게 한 다음 배를 몰아 4일 만에 세이셸에 입항했다.
해경은 현재 경유지 국가의 입국 거부로 압송이 지연되는 피의자들을 국내로 데려오는 대로 정확한 살해 동기를 추궁할 계획이다.
부산 해경은 또 베트남 선원 2명에게 살인 혐의 외에 사체손괴 혐의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훼손된 시신 상황만 놓고 본다면 단순 원한이나 적대감 외에 잔혹한 행위를 할 만한 동기가 더 있을 것"이라며 "피의자의 과거 범행 이력 등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wink@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