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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스타일]정유미는 칸에서 왜 국내 브랜드를 입었을까?

[스포츠조선 배선영기자] 영화 '부산행'으로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처음 밟게 된 배우 정유미. 그는 지난 13일(현지시각)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영화 '부산행'의 상영 레드카펫에서 칸 레드카펫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정유미의 레드카펫 의상은 바디 라인을 휘감는 러플 디자인 롱 드레스. 블랙 컬러 롱 드레스에 액세서리는 최소화하고 레드립으로 포인트를 줬다. 이 롱 드레스는 국내 부부 디자이너 김석원 윤원정의 브랜드 앤디앤뎁의 제품이다. 또 이날 착용한 주얼리는 미니골드 제품이다.

정유미는 또 14일 기자회견에서는 화이트 네크라인이 포인트가 된 블랙 미니 드레스를 입었다. 이번에도 쥬얼리는 심플한 드롭 이어링. 전체적으로 단아하면서도 소녀스러움이 잔뜩 묻어나는 스타일링이었다. 이 미니 드레스 역시 앤디앤뎁의 제품이며 이날 신은 슈즈는 슈콤마보니의 제품이었다.

국내 배우가 국내 디자이너의 제품을 착용하는 것이 놀랄 일은 아니지만 칸 영화제와 같이 국제적인 대규모 행사는 초청되는 순간 명품 브랜드들의 협찬이 줄을 잇는데도 불구하고 국내 디자이너 제품을 선택하는 배우들이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정유미는 칸 현지 취재를 간 국내 기자단들과의 인터뷰 때 알렉산더 왕의 블랙 드레스를 입은 것을 제외하고 외신들의 시선이 집중된 두 굵직한 행사에서 모두 국내 디자이너의 드레스를 입고 국내 브랜드의 주얼리를 착용했다.

국내에서 워너비 패셔니스타로 사랑받는 정유미는 서울패션위크에도 매번 참석해 국내 디자이너들을 응원한다. 명품 행사에만 얼굴을 비치는 몇몇 패셔니스타들과는 다른 행보가 이번 칸 영화제라고 달라지지는 않았다.

이런 정유미의 칸 영화제에서의 스타일링을 담당한 리밍 스타일리스트는 26일 스포츠조선에 "대단한 애국심으로 국내 브랜드를 입고 칸의 레드카펫을 밟은 것은 아니지만, 정유미 씨의 첫 칸 진출에 국내 브랜드를 입는 것이 의미있겠다는 생각은 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옷이 잘 어울리지 않았다면 입지 않았을 것이다. 피팅을 할 때 굉장히 많은 옷을 입어보는데 앤디앤뎁의 옷이 유미 씨에게 너무나 잘 어울렸고 특히 레드카펫에서 입은 드레스는 앤디앤뎁의 윤원정 디자이너가 사이즈에 맞게 제작을 해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수상여부가 달린 경쟁 부문이 아닌 비경쟁 부문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으로 초청받아 간 만큼 전형적인 드레스업을 빗겨가 콘셉트를 정해 재미있는 스타일링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한다. 영화 역시 좀비 소재 영화였고, 또 미리 체크해본 칸의 현지 날씨가 우중충하고 흐린 느낌이었기에 그에 맞는 의상을 계산한 것도 있었다.

아쉽게도 사진으로는 의상의 진면모가 다 드러나지는 않았다고 말한 리밍 스타일리스트는 "유미 씨의 레드카펫 드레스는 시스루로 소재가 굉장히 가볍다. 안에 슬립을 입긴 했지만 스킨이 드러나는 소재다. 그런 소재감에 네크라인은 클래식한 분위기가 난다. 현지에서는 블랙스완이라며 외신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신비로운 느낌이 난다는 반응도 있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에 입은 블랙 미니 드레스 역시 현지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이 드레스는 날씨가 좋아서인지 사진도 잘 나와 스타일리스트로서 기분이 더없이 좋았다고. 전날 스크리닝에서 '부산행' 반응이 상당히 좋아 더 많은 외신들이 몰린 탓에 사진이 많이 찍힌 것도 괜히 뿌듯했다고 전했다.

리밍 스타일리스트는 "레드카펫 드레스는 사진으로 현지에서 느낀 분위기가 100% 전달 안된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배우와 스태프 모두 즐기면서 칸 데뷔를 마쳤다는 점에서는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정유미만의 스타일이 있었다는 점에서도 기분이 좋은 칸 데뷔였다"고 말했다.

sypo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