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론 우즈(47)는 KBO리그 역사에 매우 깊은 인상을 남긴 외국인 타자다. 1998년 당시 OB(현 두산) 소속으로 42홈런을 기록하며 KBO리그 첫 해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정규리그 MVP에 뽑혔다.
한 세대가 훌쩍 지난 현재 2016시즌. 에릭 테임즈(30·NC)가 KBO리그를 호령하고 있다. 그는 2015시즌, KBO리그 최초로 40(홈런)-40(도루)을 달성해 외국인 선수로는 3번째로 MVP에 선정됐다.
우즈와 테임즈는 동시대에 경쟁하지는 않았다. 우즈는 KBO리그 외국인 선수 1세대였고, 테임즈는 3세대쯤 된다고 볼 수 있다.
시공을 초월해 두 슬러거를 비교해보면 누가 더 위대한 타자일까.
테임즈는 23일 현재 307경기에 출전, 개인 통산 97홈런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KBO리그 역대 최소 경기 100홈런 기록 보유자는 우즈다. 그는 두산 시절이었던 2000시즌에 324경기만에 100홈런을 달성했다.
테임즈는 현재 100홈런에 단 3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독한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다면 테임즈가 우즈를 넘어 통산 최소 경기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우즈는 1998시즌과 2000시즌 가장 위력적이었다. 1998시즌 42홈런(1위) 103타점을 기록했다. 1999시즌 34홈런으로 조금 주춤했고, 2000시즌 39홈런 111타점으로 정점을 찍었다. 우즈는 2000년 7월 4일 대구 삼성전에서 30세 10개월 15일만에 통산 100홈런을 달성했다.
테임즈는 KBO리그 첫 2014시즌에 37홈런 121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47홈런으로 업그레이드됐고, 올해도 40경기에서 13홈런을 쳤다.
전문가들은 우즈와 테임즈의 파워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말한다. 테임즈가 올해 우즈의 기록을 경신하더라도 우즈의 파워를 능가한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우즈는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4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쳤고, 5시즌 통산 174홈런을 기록했다.
우즈와 테임즈는 나이와 신체조건 등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2000년 당시 우즈는 31세였고, 현재 테임즈는 30세다. 또 둘은 키가 1m83으로 똑같다. KBO 홈페이지에 나온 체중은 우즈(100㎏)가 테임즈(95㎏) 보다 약간 무겁다. 둘다 1루수 또는 지명타자를 맡았다. 우즈는 우타자이고, 테임즈는 좌타자다.
테임즈는 타고투저 현상을 감안하더라도 타율 면에서 우즈에 제법 앞서 있다. 테임즈는 이번 시즌 포함 3년 연속 3할을 훌쩍 넘기는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시즌 타율은 3할6푼8리다. 선구안도 좋아 통산 출루율이 4할6푼2리다. 반면 우즈는 5시즌 동안 타율 3할 이상은 2번 있었다. 홈런도 많았지만 삼진도 5년 연속 100개 이상 기록했다.
주루 플레이는 테임즈가 우즈에 월등하게 앞선다. 테임즈는 매우 빠른 발을 지녔고, 우즈는 5시즌 통산 도루가 27개였다.
그렇다면 우즈가 테임즈 보다 못한 외국인 타자였을까. 단정하기 어렵다.
우즈는 테임즈가 현재까지 못한 걸 이미 이뤘다. 우즈는 2001년 두산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시키면서 MVP까지 차지했다. 테임즈가 국내무대에서 우즈의 유산을 뛰어넘기 위해선 최소 경기 100홈런 기록 경신은 시작에 불과하다. 물론 테임즈가 지금 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우즈의 기록들은 줄줄이 추월당할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테임즈 VS 우즈
테임즈=구분=우즈
NC=팀=두산(OB 포함)
미국=국적=미국
1m83=키=1m83
내야수=수비=내야수
47개(2015시즌)=최다 홈런=42(1998시즌)
140(2015시즌)=최다 타점=113(2001시즌)
0.381(2015시즌)=최고 타율=0.315(2000시즌)
40개(2015시즌)=최다 도루=12개(2001시즌)
103개(2015시즌)=최다 볼넷=83개(1999시즌, 2001시즌)
2015시즌 정규리그 MVP=주요 수상=1998시즌 정규리그 MVP, 2001시즌 한국시리즈 MV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