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엽기적인 그녀2' 차태현만큼 관객도 견우가 그리웠을까(종합)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견우를 다시 보고 싶었다."

차태현이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속편으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차태현은 4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엽기적인 그녀2' 언론시사회에서 "왜 이 작품을 택하게 됐는지는 많이들 아실 것 같다. 결국에는 견우를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마지막에는 그 생각이 크게 좌우했던 것 같다. 하기 전까지 많은 고민과 생각이 있었는데 막상 정하고 촬영을 할 때는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게 찍은 작품 같다. 행복한 시간이었다"라고 밝혔다..

지난 2001년 개봉해 487만4291명(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의 관객을 모으며 메가 히트했다. 한국은 물론 전 아시아 지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그리고 15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견우. 흐른 시간만큼 견우도 많이 변하지 않았을까?

차태현은 "1편과 2편에서 견우의 성격이 다를 수가 없다. 2편까지 설정상 큰 차이가 없어보일 것. 견우라는 인물은 그 사이에 많은 성장을 한 것 같다. 자연스럽게 1편의 견우가 시간이 흐르면서 취업을 준비하고 보통 사람들에서 볼 수 있는 성장을 해가는 견우의 모습을 그리려고 노력했다. 2편에서 1편과 다르게 표현해야지 하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엽기적인 그녀2'는 원조 엽기적인 그녀(전지현)를 떠나 보낸 견우(차태현)가 그의 인생을 뒤바꿀 새로운 엽기적인 그녀(빅토리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파란만장 신혼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더욱 강력해지고 살벌해진 그녀만의 독특한 애정 공세를 견뎌내는 견우의 인생수난기를 그렸다.

메가폰을 잡은 조근식 감독 또한 속편에서는 견우의 이야기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런 점에서 차태현의 캐스팅은 영화에서 더욱 중요했다. 그리고 견우는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조 감독은 "제일 포인트로 잡고 싶었던 것은 1편에서 '견우의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였다'라며 "차태현 씨가 어렵게 작품을 결정했는데, 그 전에 굉장히 많은 고민에 대해서 얘기했다. 2편은 견우의 목소리를 조금 더 들려줘보자. 견우와 차태현이 갖고 있는 보통 사람들. 그들의 마음을 담아내면 서로의 간격을 좁힐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보통 사람들의 정서나 마음을 그려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전지현을 일약 스타덤에 올렸던 '엽기적인 그녀'이기에 여주인공에 대해서도 당연히 시선이 쏠린다. 속편에서는 중국 출신의 걸그룹 에프엑스 멤버인 빅토리아가 주연을 맡았고, 일본 출신의 배우 후지이 미나가 견우의 직장 동료로 출연해 아시아를 아우르는 라인업을 완성했다.

차태현은 "외국 여배우 두명과 연기 처음인데, 두 여배우를 보면서 제가 저렇게 열정을 가질 수 있을까. 외국 배우들이 한국어를 배워서, 관객 입장에서 물론 불편하고 어색하게 들릴 수는 있지만, 과연 내가 일본이나 중국으로 가서 외국어로 저렇게 연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을 때 대단한 열정이며 노력 같다. 연기를 하면서 제가 가르쳐 주기도 하고 배우기도 하지만, 두 분을 보면서 느낀 바가 많다"라고 이들과 호흡한 소감을 밝혔다.

지나치게 중국 시장을 겨냥한 작품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지만, 조 감독은 시사회 자리를 통해 "그랬다면 중국 배우들만 캐스팅했거나, 중국에서 거의 촬영하거나, 감독을 중국인 감독이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감독은 "중국 시장 일본 시장 한국 시장을 떠나 아시아의 간격을 좁혀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후지이 미나도 캐스팅 한 것"이라며 "우리가 아시아 간격을 좁히는 작업을 해 보자는 게 목표였다.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여러나라에서 일정 정도 성과를 거두고 응원을 받아내는 것이 목표였다"라고 말했다.

영화는 견우 외에 1편과 큰 연결고리는 없어보인다. 극중 1편의 여주인공이었던 그녀(전지현)이 출가했다는 설정이 재미 요소로 등장하는 정도다.

조 감독은 "애초에 없다고 하거나 죽은 것으로 하자는 말이 있었지만 너무 무책임하고 슬픈 이별일 것 같았다. 이야기의 시작을 무겁고 슬프지 않은 이별로 줄 필요가 있었다. 그래야 이야기가 유쾌하게 흘러갈 수 있으니까. 그래서 나온 설정이었다"라며 "1편의 그녀라면 저렇게 엉뚱한 선택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재미있는 주석 정도로 해석해 주셨으면 감사하겠다"라고 말했다.

'엽기적인 그녀' 1편에 대한 팬들의 애정이 워낙 큰 것을 배우와 감독도 잘 알고 있어서일까. 시사회는 1편과 비교에 대한 우려와 당부의 말로 마무리 됐다.

조 감독은 "애정을 갖고 계신분들이 못마땅하고 불쾌하실 수 있다. 그런 부분은 사과드리고 죄송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라고 조심스레 덧붙였다.

마이크를 건네 받은 차태현은 "'엽기적인 그녀'는 제게 소중하고, 다른 작품과도 비교 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항상 저는 기본적으로 영화가 됐든 드라마, 예능이 됐든 저의 목표는 여러분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것"이라며 "제가 코미디언은 아니지만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부분이고 또 그러길 바란다. 거기에 감동을 드릴 수 있으면 더 좋은 것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웃으면서 재밌게 보실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게 저의 개인적인 목표다. 그 점에서는 이번 '엽기적인 그녀 2'를 작업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분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돌아온 견우와 새로운 그녀의 사랑 이야기, '엽기적인 그녀2' 오는 12일 개봉된다.

ran613@sportschosun.com, 사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