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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놈놈②] 박신양vs이요원, '좋은놈'의 사이다 토크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현실에 없어서 더 통쾌하다.

'좋은 놈'들이 안방극장에 대리만족을 주고 있다. 바로 KBS2 월화극 '동네변호사 조들호' 조들호(박신양)와 JTBC 금토극 '욱씨남정기' 옥다정(이요원)이 그 주인공이다.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조들호나 '욱씨남정기' 남정기 캐릭터의 공통점은 모두 현실을 기반으로 한 판타지를 실현했다는 것이다.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사회 각층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조리를 기반으로 삼았다. 여기에 거대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항거하는 변호사라는 판타지를 더했다. '욱씨남정기'는 갑과 을의 관계를 집중 조명, 현 시대의 문제점을 꼬집어냈다. 그리고 사이다 캐릭터 옥다정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해줬다. 지저분한 현실사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약간의 가상 현실을 버무려 대리만족을 형성하는 것이 바로 이 드라마의 인기비결이다.

▶ 박신양, 현실 타파 '사이다 변호사'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조들호는 답답한 현실의 해결사다. 감자탕집 강제 철거,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 등 현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문제들을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해결한다. 이 과정에서 건물주, 비리 원장 등 소위 말하는 가진 자들의 만행이 드러나는데 조들호는 이때마다 신랄한 독설로 '을'의 입장을 대변한다. 권력과 부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현 시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히어로 대변인의 탄생에 시청자는 대리만족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박신양은 '배우 선생'다운 연기력으로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법정씬에서는 진정성 담은 대사 처리로 공감대를 자극하고, 옥상 격투 및 투신과 같은 액션 연기로 손에 땀을 쥐게 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절절한 부성애를 온몸으로 그려내며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멜로 액션 휴머니즘 등 장르를 총망라하는 박신양의 연기에 시청자는 빠져들었다. 덕분에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월화극 시청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내고 있는 중이다.

드라마 관계자는 "혹자는 박신양의 연기가 작품마다 비슷비슷하다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건 박신양만이 갖고 있는 흡입력과 카리스마가 있다는 것이다. 조들호 역시 박신양이 연기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신양은 웬만한 감독들보다 더 카메라나 조명, 편집 등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배우다. 현재 '동네변호사 조들호' 연출을 맡고 있는 이정섭PD 역시 뛰어난 연출력을 갖춘 것은 물론 파이팅이 넘치는 친구라 현장에서 두 사람의 호흡이 잘 맞는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 옥다정, 절대 을의 통쾌한 인생역전사

'욱씨남정기' 옥다정은 업계 최고 실력자다. 도도하고 까칠한 성격 때문에 '욱팀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다. 성격은 까칠할지언정 실력으로 정면돌파한다는 올곧은 가치관을 갖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비리 상사인 김 상무와 충돌한 끝에 황금 화학을 때려치고 러블리 코스메틱에 입사한 뒤에도 그런 모습은 꾸준하다. 을의 위치에 있다고 기 죽어 지내기보다는 문제를 정면돌파한다. 접대 대신 실력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하며 갑의 부당한 요구에 응하는 순간 비굴한 을의 삶을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러블리 코스메틱 사람들에게 심어주려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할말 다하는 옥다정의 속시원한 모습에 시청자들은 '사이다'라는 애칭을 붙여주기도 했다.

관계자는 "이요원은 존재 자체로 아우라가 있는 배우다. 옥다정 캐릭터는 섬세한 표정 연기나 똑 부러진 대사 전달력과 같은 디테일보다는 카리스마와 아우라가 중요한 캐릭터다. 그런 면에서 이요원은 정말 캐릭터를 잘 살려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옥다정 캐릭터는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은 아니다. 하지만 상사나 거래처의 외압에 굴하지 않고 똑 부러지게 자신의 입장을 말할 수 있는 그의 모습에 많은 분들이 대리만족을 느끼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