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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그래, 그런거야' 막장극 무찌를 '수현져스' 등판이오 (종합)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가 주말 안방을 점령한 가운데 이를 처단할 웰메이드 '명품 드라마'가 찾아왔다. 바로 홈드라마 계의 '어벤져스', '수현져스'의 등판이다.

1968년 MBC 라디오드라마 '저 눈밭에 사슴이'를 시작으로 '수선화' '사랑과 진실' '배반의 장미' '사랑이 뭐길래' '두 여자' '목욕탕집 남자들' '청춘의 덫' '불꽃' '완전한 사랑' '부모님 전상서' '사랑과 야망' '내 남자의 여자' '엄마가 뿔났다' '인생은 아름다워' '천일의 약속' '무자식 상팔자' 등 수 많은 히트작을 탄생시킨 김수현 작가. 이 시대 최고의 드라마 작가이자 언어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그가 2014년 3월 종영한 '세 번 결혼하는 여자' 이후 2년 만에 SBS로 컴백했다.

가족의 문화가 변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대가족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의 의미와 가족의 이름으로 서로 사랑하고 위로하며 갈등을 극복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가치를 일깨워주는 홈드라마 '그래, 그런거야'. 김수현 작가는 '세 번 결혼하는 여자'를 통해 한 차례 호흡을 맞춘 손정현 PD와 함께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탄탄한 스토리는 기본 중의 기본, 감각적인 연출까지 덧댄 김수현 작가의 신작 '그래, 그런거야'. 여기에 '국민 아버지' '국민 어머니' 타이틀을 갖고 있는 관록의 중견 배우들과 믿고 볼만한 '유망주'들을 대거 배치하며 단언컨대 올해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그래, 그런거야'(김수현 극본, 손정현 연출) 제작발표회에서는 이런 기대를 입증하듯 저마다 김수현 작가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쏟아냈다.

세 아들과 다섯 손주를 거느린 대가족의 할아버지 유종철을 연기한 이순재는 "김수현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만으로 작품을 선택했다. 배우들은 좋은 작품을 만나는게 행운이다. 김수현 작가의 작품은 여러번 출연했지만 이번에도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하는 작품이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아직 방송 전이지만 대본이 12회까지 나와있다. 연기자들이 자기 역할과 자기 내용을 충분히 인지하고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며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전 가족이 유쾌한 마음으로 편안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올해 데뷔 60주년을 맞이한 이순재는 최근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는 막장 드라마에 대한 따끔한 일침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예전에는 드라마에 대해 양보다 질을 더 우선시 생각했다. 과거에는 생방송으로 드라마를 방송해야 했고 그렇기 때문에 대사 하나에 수십번 고민해 만든 작품이 많았다. 지금은 드라마를 보면 '이게 누구 작품인가?' 구분이 안된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이어 "같은 값이면 좋은 드라마를 봤으면 좋겠다. 드라마는 뭐니뭐니해도 감동이지 않나. 중국 진출도 좋지만 일단 내실을 다져 좋은 드라마를 수출하는게 중요하다. 국가를 대변하는 드라마가 필요한 때다"고 답했다.

이순재는 "과거에도 막장이 있었고 그런 작품에 '정상적인 작품이 아니다' '돌연변이다' 등 악평이 쏟아졌다. 방송은 최소한 공적 기능을 발휘해야 하는데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 시청률도 좋지만 양질의 드라마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막장은 자제하고 다른 부분에 보완을 두며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사이다 소신을 전했다.

깐깐한 김수현 작가 때문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젊은 배우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순재는 "올해 데뷔 60년이 됐다. 지금도 촬영 전 대사 리허설을 한다. 모든 작품이 마찬가지다. 그런데 요즘 젊은 배우들은 그런게 없더라. 내 것만 간신히 하고 촬영에 들어간다. 촬영에서 앙상블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엇그제 나온 신인 아이돌 친구들이 데뷔 60년차인 나보다 연습량이 적다. 그냥 드라마 하나 잘되면 곧바로 스타가 된다. 광고가 붙고, 연말에 상 받까지 받는다. 그럼 연기가 쉬울 수밖에 없다.이런 상황인데 어떻게 좋은 작품이 나오겠나? 이 작품은 연기가 쉽지 않다는걸 가르쳐 주는 작품이다. 젊은 배우들은 '그래, 그런거야' 현장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당연하다"며 "연기는 결코 쉽지 않다. 나도 60년을 했는데 여전히 어렵다. 조금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선배들의 이야기를 잘 새겨들으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렇듯 현대인의 외로움을 따뜻하게 품어줄 정통 가족드라마를 표방하며 홈드라마 계 '어벤져스'로 드라마 역사의 획을 그을 김수현 작가의 '그래, 그런거야'. 부모와 부부, 형제, 자매 등 3대에 걸친 대가족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잊고 있던 가족의 소중함과 의미를 경쾌하면서도 진지하게 펼칠 '그래, 그런거야'가 막장 드라마가 판치는 주말 시간대를 가슴 뜨끈한 에너지로 물들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그래, 그런거야'는 이순재, 강부자, 노주현, 송승환, 정재순, 홍요섭, 김해숙, 양희경, 임예진, 김정난, 서지혜, 윤소이, 조한선, 왕지혜, 신소율, 남규리, 김영훈, 정해인 등이 가세했고 '무자식 상팔자' '천일의 약속' '인생은 아름다워'의 김수현 작가가 극본을, '세 번 결혼하는 여자' '내 연애의 모든 것' '보스를 지켜라'의 손정현 PD가 연출을 맡았다. 오는 13일 오후 8시 45분 첫 방송 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