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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응팔` 이동휘 '어남동-꽃청춘...아쉽지만 괜찮아요'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쌍문동에는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오형제보다 더 강력한 오형제가 살고 있다. 제각기 다른 공격성과 스킬을 보유한 이들은 시청자의 취향을 저격하며 쌍문동을 지키고 있는 것. 특히 '공갈티'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다른 쌍문 형제들의 상담가를 자청하는 '오지라퍼' 동룡 형제는 볼수록 매력이 상승하는 볼매 형제다. 10대부터 60대, 70대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사랑하는 쌍문동 오형제 배우 이동휘(31)다.

쌍팔년도 쌍문동, 한 골목 다섯 가족의 왁자지껄 코믹 가족극을 그린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우정 극본, 신원호 연출). 지난해 11월 6일 첫 방송 되던 그 날부터 마지막 방송이었던 지난달 16일까지 시청자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성동일·이일화 가족의 보라(류혜영)·덕선(혜리)·노을(최성원)을 주축으로 김성균·라미란 가족의 정환(류준열)·정봉(안재홍), 최무성 가족의 택(박보검), 김선영 가족의 선우(고경표)·진주(김설), 류재명 가족의 동룡(이동휘) 등 다섯 가족에 웃고 울었던 2개월이었다.

독립영화는 물론 연극 무대에서 고수로 정평이 났지만 대중에겐 비교적 인지도가 낮았던 신예들이 대거 등장했던 '응답하라 1988'에는 많은 수혜자(?)들이 탄생했다. 특히 충무로에서 '제2의 납득이'로 불렸던 이동휘는 '응답하라 1988'을 통해 드라마, 광고계를 주름잡는 '핫 스타'가 됐다.

이동휘는 '응답하라 1988'에서 류재명의 아들 동룡을 연기했다. 형만 4명인 아들 부잣집 막내 동룡은 학교에서는 전교 1000등을 할 정도로 공부에 흥미가 없었지만 최신 유행만큼은 전 세계 1등을 할 정도로 뛰어난 패션 감각을 과시한 인물. 한 번 본 춤은 그대로 따라 추는 타고난 춤 실력으로 친구들에게 '쌍문동 박남정'으로 정평이 자자했고 쌍문동 오형제들 사이에서는 말 많은 '도롱뇽'으로 핀잔을 듣기도 한다. 과하게 낙천적이고 과하게 서글서글한 동룡은 마치 오래된 절친을 만난 것처럼 반갑기만 하다. 때론 형·오빠처럼, 때론 동생처럼 인간미를 발산하는데, 이동휘는 이러한 동룡을 200%, 아니 300% 소화해냈다. 마치 이동휘를 본떠 만든 캐릭터처럼 말이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이동휘는 뜨거웠던 '응답하라 1988'의 사랑에 대해 "아직도 쌍문동에 남아있는 기분"이라며 아직 쌍문동을 잊지 못했고 쌍문동의 그리움 또한 극복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응답하라 1988'을 통해 너무 값진 사랑을 받아 어떻게 돌려줘야 할지 고민이라는 것. "고민이 깊어진 채로 살아가고 있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이동휘는 동룡이 될 수 있었던, 메소드 연기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로 공갈티를 꼽았다. 공갈티를 입는 순간 쌍문동 도롱뇽으로 변신이 완성된다는 것. 공갈티가 지금의 이동휘를 만들었다며 웃었다.

"동룡이는 정말 멋있는 캐릭터인 것 같아요. 이동휘가 멋을 내는 것과 동룡이 멋을 내는 게 달랐죠. 사실 MBC 청룡 재킷 같은 것만 봐도 지금에는 생각지도 못한 시도잖아요(웃음). 패션감각이 뛰어난 동룡이 룩 중 가장 마음에 든 옷은 아무래도 공갈티가 아닐까요? 공갈티가 제 몸에 장착되는 순간 연기력이 20% 정도 상승하지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빨주노초파남보 공갈티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웃음)."

실제 패션에 일가견이 있는 이동휘. 여자친구인 모델 정호연과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화이트 커플룩'을 맞춰 입어 보고 싶다는 그는 얼마 전 화제를 모았던 공항패션에 대해 해명(?)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지난달 19일 태국 푸껫으로 포상휴가를 떠난 '응답하라 1988' 멤버들. 당시 이동휘는 플라워 패치가 들어간 레드 컬러의 저지와 카키색 팬츠를 매치한, 화려한 레트로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특히 명품 G사의 벨트를 거꾸로 차 키치 한 스타일링의 방점을 찍었고 이는 곧바로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벨트는 정말 깜빡하고 거꾸로 찼어요. 절대 의도한 스타일링이 아니었습니다(웃음). 거꾸로 찬 줄 몰랐다가 제 사진을 보고 발견했어요. 그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줄 몰랐는데…, 크큭. 그 뒤로 G사에서 제게 메일이 왔어요. G사 대표님께서 '당신의 패션을 보고 연락했다' '멋졌다'라는 내용의 메일이었어요. 그 뒤로 G사 대표님과 점심 미팅을 잡기도 했어요. 이 자리를 빌려 밝히네요. 깜빡하고 찬 벨트입니다. 센스가 아니었습니다. 하하. 이런 기회에 벨트에 대한 해명을 할 수 있어 좋네요(웃음)."

이동휘는 상대를 웃게 만드는 에너지가 넘친다. 그 치명적인 매력 때문인지 '응답하라 1988' 시청자 중에서는 덕선의 남편으로 '어남동(어차피 남편은 동룡)'을 지지하는 세력도 상당했다.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택)'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에 못지않은 의외의(?) 인기를 과시했는데 이에 대해 이동휘는 "'어남동'을 지지하는 시청자가 있다는 걸 조금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절대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스스로 다그쳤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 때는 매일 현장-집만 왔다갔다 해서 '어남동' 지지자들을 직접 만날 수 없었다"고 아쉬우면서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응답하라 1988'에서 다른 친구들과 달리 로맨스가 없었던 동룡. '치타여사' 미란의 리마인드 웨딩이 열렸던 감포면옥에서 자현(이세영)과 다리를 놔주겠다는 덕선에게 "입 닥쳐!"라고 단칼에 거절, 끝내 멜로는 발생하지 않았다.

"팬들이 '이세영에게 너무 심한 것 아니냐'며 혼내시는 데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제가 감히 그분(이세영)을 거절한 건 아니에요. 극에 빠져 몰입하다 보니, 재미있는 장면을 만들고자 했던 대사죠. 동룡이 자현을 깐 건 아닙니다. 크큭. 다시 한번 러브라인 기회가 주어진다면 친구를 사랑할 수는 없고, 개인적으로 중화권 스타 왕조현을 너무 좋아해서 자현을 택하고 싶어요."

이동휘는 '응답하라 1988' 추억을 한참 동안 곱씹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때마침 '꽃보다 청춘' 제작진으로부터 납치된 류준열, 안재홍, 박보검, 고경표가 인터뷰 당일 아프리카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모습을 보도를 통해 접하곤 더욱 웃음을 참지 못했다.

"푸껫에서 납치된 네 사람의 모습을 잊지 못해요. 크큭. 귀국 사진을 봤는데…, 하하. 아주 많이, 까맣게 탔더라고요. 그렇게 될 줄 알았어요. 함께하지 못해 아쉽냐고요? 아쉽긴 한데 다 때가 있는 거죠. 그들만으로 '꽃보다 청춘'은 충분했을 거예요(웃음). 어쨌든 방송이 기대되네요. 하하."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