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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 비하인드③] '여우주연' 이정현, 수상 순간 되새기다 또 눈물 펑펑

[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제36회 청룡영화상'이 숱한 화제를 남기며 마무리됐다. 26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생방송인 만큼 숨가쁜 순간도 많았고 TV화면에 드러나지 않았던 감동적인 순간도 많았다. 함께 모이기 힘든 톱스타들이 대거 참석한 시상식인 만큼 이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영화팬들의 마음을 흔들었고 TV중계로는 잘 보이지 않았던 더 재미있는 뒷이야기들도 많이 등장했다. 청룡영화상 비하인드 스토리를 시리즈로 연재한다.

▶'여우주연' 이정현, 수상 소감 되새기다 또 눈물

'시상식의 꽃'은 여우주연상이다. 올해 '청룡의 여신'은 배우 이정현을 선택했다. 1996년 영화 '꽃잎'으로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이후 19년 만에 찾은 청룡영화상 시상식.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여우주연상에 호명된 이정현은 너무 놀라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무대 위에 올라 트로피를 품에 안은 뒤 하염없이 눈물을 쏟은 이정현은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이 상을 계기로 다양성 영화들이 좀 더 많은 사랑을 받아서 한국영화도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뜻깊은 소감을 전했다.

수상의 감격은 무대 뒤에서도 이어졌다. 시상이 마무리되고 백스테이지로 들어온 이정현은 시상식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무대 뒤 의자에 앉아 한참 동안 감정을 추슬렀다. 시상식 진행 스태프들의 축하인사에 화답하지 못할 정도로 벅찬 표정이었다. 멈추지 않는 눈물을 닦아내며 숨을 고르는 이정현의 모습은 주최측을 감동케 했다. 노개런티 출연에 스태프의 아침 식사까지 챙겨준 이정현의 따뜻한 마음씨만큼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이정현의 소속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정현은 시상식이 끝난 뒤 자신의 소감을 기억하지 못했다고 한다. 관계자가 시상식 장면을 다시 보여주자 또 다시 눈물을 펑펑 흘렸다는 후문이다.

▶문정희·박보영, 의리파 여배우들

의리파 여배우들도 청룡영화상을 빛낸 일등 공신이다. 배우 문정희는 4년 연속 청룡영화상에 참석하며 의리를 과시했다. 2012년 제33회 시상식에서 영화 '연가시'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처음 청룡과 인연을 맺었고, 2013년에는 체급을 한 단계 올려 영화 '숨바꼭질'로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됐다. 2014년에는 후보에 오르지 않았음에도 시상자로 참석해 봉준호 감독과 감독상 부문을 시상했다. 올해 영화 '카트'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문정희는 MBC 수목극 '달콤살벌 패밀리' 촬영으로 숨 돌릴 틈 없는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지만 청룡영화상을 위해 어렵사리 시간을 냈다. 나아가 시상식 1부의 첫 번째 시상인 신인남우상의 시상도 맡아줬다. 청룡영화상의 오프닝격인 시상이라 더 긴장되는 자리지만, 후배 유아인을 이끄는 노련한 진행으로 시상식을 빛냈다. 문정희의 화끈한 의리에 주최측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꼈다. 문정희는 시상식 다음날 새벽 6시부터 드라마 촬영을 시작했다.

박보영도 청룡이 사랑하는 배우다. 2009년 제30회 시상식에서 '과속 스캔들'로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이후 해마다 시상자로 청룡영화상을 찾고 있다. 소속사 관계자는 물론 박보영도 "청룡영화상 시상식 날은 이미 연초부터 스케줄이 잡혀 있다"고 농담 삼아 말할 정도다. 박보영은 올해도 신인감독상 시상자로 나섰다. '과속스캔들'과 '늑대소년', 지난 10월 개봉한 '돌연변이'까지 신인감독의 데뷔작과 인연이 깊다. 앞으로 '박보영이 트로피를 안긴 신인감독은 대성한다'는 충무로 법칙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올해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과 '돌연변이'를 개봉하고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으로 '국민 여동생'으로 등극하며 뜨거운 인기를 모은 박보영은 뜻밖의 수상으로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네티즌이 투표로 직접 뽑는 인기스타상 수상자로 트로피를 품에 안은 것. 시상자로 왔다가 수상자로 호명되자 깜짝 놀란 박보영의 어리둥절한 모습에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축하를 건넸다.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