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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빈손' KIA, 전략적인 결정인가?

FA(자유계약선수)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KIA 타이거즈는 '빈손'이다. 박석민을 비롯해 정우람 손승락 유한준 등 대형 FA들이 모두 새 팀을 찾아갔다. 하지만 KIA행 소식은 끝내 들리지 않았다. 우선협상 마지막 날인 지난 28일 내부 FA 이범호와 계약한 게 전부다. 사실상 대형 FA 시장이 정리된 가운데, 외부 수혈을 통한 전력 보강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그림이다. 올시즌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 중에서 지금까지 외부 FA 영입 소식이 없는 팀은 KIA가 유일하다.

애초부터 소극적인 분위기가 감지됐다. 대형 FA 영입에는 책임이 따르고, 확신이 필요하다. 모기업의 최고위층을 납득시켜야 한다. 그만큼 부담이 큰 게 대형 외부 FA 영입이다. KIA는 이 부분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취해 왔다. 최근 몇 년간 그랬다. 올해는 실패 부담이 적지 않은 외부 FA 영입 대신, 수준급 외국인 선수 계약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지난 해 10월 말 김기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KIA는 조용히 겨울을 넘겼다. KIA 구단에 따르면, 전략적인 고려를 해 내린 결정이었다. 당장 우승을 노릴만한 전력이 아니라면, 무리를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름값 높은 FA를 둘러싼 치열한 영입 경쟁, 크게 뛰어오른 선수 몸값이 운신의 폭을 좁힌 점도 있다.

다행히 지난 3월 초 마이너리그에 머물고 있던 윤석민을 복귀시켰지만, 팀 전체 전력은 최하위권이었다. 팀 리빌딩을 내세운 KIA는 시즌 내내 선수 부족에 허덕였다. 기량이 떨어지는 2군 선수, 젊은 선수들이 부산하게 1,2군을 오갔다. 몇몇 선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해도 성공적이었다고 보긴 어렵다. 외국인 투수들도 기대만큼 확실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팀 타율 2할5푼1리. KIA는 올시즌 KBO리그 10개 팀 중 유일하게 팀 타율 2할5푼대에 그쳤다. 안타수, 득점도 꼴찌였다. 타고투저 흐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졌는데, 타이거즈는 예외였다. 2할6푼9리를 기록한 팀 타율 9위팀 LG 트윈스에도 한참 뒤졌다. 4.79를 기록한 팀 평균자책점은 이전보다 조금 나아졌다. NC 다이노스,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SK 와이번스에 이어 5위에 랭크됐다. 6~9위팀 넥센 히어로즈,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에 크게 앞선 것은 아니었으나, 투수력 덕분에 시즌 막판까지 5위 싸움이 가능했다.

FA 시장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가 정리가 됐다. KIA는 부족한 공격력, 불펜 보강이 필요했지만 결과적으로 소득이 없었다. 이 또한 구단의 전략적인 접근에 따른 결과인지 궁금하다.

지금같은 분위기라면 올해처럼 내년에도 고민이 계속될 것 같다. 내부 육성을 통해 아쉬운 부분을 채울 수 있다면 좋겠으나, 쉬운 일이 아니다. KIA 코칭스태프의 마음이 답답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