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내부 FA 우완 이동현(32)을 잡는데 성공했다. 이동현은 친정팀 잔류를 선택했다.
28일 LG 구단이 공개한 양측의 계약 조건은 기간 3년, 총액 30억원(계약금 12억원, 연봉 6억원)이다. 옵션(보너스 등등) 여부는 존재 및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다.
30억원이라는 액수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한쪽에선 LG 구단이 선방했다고 말하고, 다른 쪽에선 이것도 많다고 맞선다.
최근 2~3년 동안 과열된 국내 FA 시장에선 웬만큼 이름값있는 선수들의 FA 총액이 50억원을 옆집 아이 이름 부르듯 넘겼다. 그런 분위기에 비하면 이동현의 30억원은 매우 '착한' 금액이라고 볼 수 있다.
이동현이 그동안 LG 유니폼을 입고 보낸 시간을 감안할 때도 30억원은 많다고 보기 어렵다. 2001년 신인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한 그는 올해까지 잠실구장 마운드를 지켰다. 통산 44승37패 32세이브 99홀드다. 프로 통산 평균자책점은 3.79.
이동현의 프로 인생은 눈물없이 듣기 어려운 고난의 연속이었다. 부상(팔꿈치)과 거듭된 수술로 수도없이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었다. 인고의 시간을 딛고 일어난 후 이동현은 현재 A급 불펜 투수가 됐다. 2013년 25홀드, 지난해 23홀드 그리고 올해 11홀드를 했다.
이동현이 올해까지 LG에 바친 청춘과 공헌도만 보자면 30억원은 적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구단이 FA의 가치를 매길 때 과거 뿐 아니라 미래도 본다. 투수의 미래 가치를 예상하는 건 무척 어렵다.
LG와 이동현 양측의 이번 FA 협상 포인트는 기간이었다고 한다. 이동현은 4년을 원했고, 구단은 4년은 너무 길다고 주장했다. 결국 LG 구단의 보도자료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동현이 주장을 굽히고 양보한 결과, 양측이 합의에 도달했다. 이동현의 미래가치만 놓고 봤을 때 구단의 주장이 통한 셈이다.
LG 구단은 이동현의 나이 35세 이후 몸상태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의 부상 경력과 또 이번 시즌 후반기 구속 저하로 인한 경기력이 떨어진 부분을 염려했다. 이동현의 지난 2년과 비교해서 올해 성적(평균자책점 4.40, 5승5패4세이브 11홀드)이 떨어졌다는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동현은 원소속팀과의 1차 협상에서 사인하지 않고 2차 타구단과의 협상장으로 뛰쳐나올 수도 있었다. 이동현 정도의 이름값과 구위라면 초특급 대우는 아니지만 계약 총액을 수억원 이상 더 받아낼 수도 있었다.
이동현은 결국 모든게 익숙한 친정팀과 다시 손잡았다. 이동현은 성격이 호탕하다. 거침이 없는 '진짜 사나이'에 가깝다. 그는 평소 "LG에 남은 인대를 바치겠다"는 공약을 밝히곤 했다. 이동현은 이번 계약으로 그 약속을 지켰다. 사나이는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았다.
FA 계약의 성패 여부는 계약 기간이 최종적으로 끝나봐야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동현이 앞으로 3년 동안 어떤 경기력과 성적을 낼 지를 지켜봐야 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