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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목으로 경찰 탄 수송버스 때려도 공무집행방해'

넉가래 자루를 경찰관을 향해 던지는 것은 물론 각목으로 경찰들이 탄 수송버스의 출입문과 유리창을 때리는 행위도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농성이나 집회 등을 경비하는 경찰관을 직접 때리지 않았더라도 넉가래나 각목이 신체를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이라고 판단, 폭넓은 의미에서 공무집행방해죄를 인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심준보 부장판사)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7)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벌금 400만원)을 파기하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보호관찰과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조합원인 A씨는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7시 10분께 춘천시 인근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 반대' 노숙 농성 중 경찰 등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농성장 인근 인도에 쓰레기와 연탄재를 집어던졌다.
이에 경비 중이던 강원지방경찰청 기동 1중대 소속 경찰관들이 인도에 흩어진 연탄재 등을 치우자 A씨는 부러진 넉가래 자루를 경찰관들을 향해 집어던졌고, 이 중 의경 1명이 바닥에 맞고 튀어오른 넉가래 자루에 이마를 맞았다.
또 경찰들이 타는 수송버스로 다가가 "책임자 나와라"라며 각목으로 버스 출입문과 유리창을 수차례 가격했다.
이 일로 A씨는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A씨 측은 "넉가래 자루는 위험한 물건이 아닐뿐더러 이를 집어던지거나 각목으로 버스 출입문을 두드린 행위를 폭력 행사로 볼 수 없다"며 항소했다.
검찰도 'A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은 지나치게 가볍다'며 쌍방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행위는 공무집행 중이던 경찰관에 대한 직·간접의 폭력으로 죄질이 불량하다"며 "특별 가중 요소 등 양형 조건으로 볼 때 오히려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이 너무 가벼워 이를 지적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다"고 판시했다.
jle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