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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③ D-10]'님아' '소수의견' 등 작은 영화는 충무로의 밑거름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한국 영화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올해로 서른여섯번째를 맞았다. '청룡영화상'은 1963년 처음 개최된 이래 한국영화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며 가장 신뢰받는 대한민국 최고의 영화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도 한국 영화는 '국제시장' '암살' '베테랑' 등 대작들이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저력을 유감 없이 보여줬다. 그만큼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작품들이 대거 등장해 올해 시상식은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때문에 청룡영화상 시상식을 앞두고 올해 한국 영화를 결산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청룡① D-15] 국제시장-암살-베테랑, 트리플 1000만시대

▷[청룡② D-13] 여배우 기근시대는 옛말, 여배우 맹활약 충무로 접수

▶[청룡③ D-10]'님아' '소수의견' 등 작은 영화는 충무로의 밑거름

'국제시장' '암살' '베테랑' 등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 1000만 관객을 넘어서며 한국 영화계를 이끌었지만 작은 영화들의 힘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잊을만 하면 등장하는 이른바 강소(强小) 영화들의 선전은 충무로의 청량제 같은 존재였다.

용산참사를 소재로한 김성제 감독의 영화 '소수의견'은 촬영을 마친 후 개봉까지 무려 2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개봉 후 좋은 평가를 받아 제작진을 기쁘게 했다. '소수의견'의 김성제 감독은 올해 '제 36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과 각본상 후보로 올랐고 이경영이 남우조연상 후보가 됐다. 유해진도 '베테랑'으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긴 했지만 '소수의견'에서도 맹활약을 펼쳤고 주연 배우 윤계상 역시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좋은 연기를 선보였다. 관객수는 38만에 그쳤지만 그 반향은 흥행작 못지 않았다.

상반기에 '소수의견'이 있었다면 하반기에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가 있었다. 이 작품 역시 관객은 4만명을 모으는데 그쳤지만 평가는 호평 일색이었다. 특히 '헬조선'이라는 단어로 표현되는 젊은 세대들의 허탈감을 독특한 시선으로 풀어내 극찬을 받았다. 게다가 '명량'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던 이정현이 오랜만에 주연으로 나서 극단에 치달은 감정을 그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며 올해 청룡상 여우주연상 후보에까지 오르게 됐다.'꽃잎' 이후 그의 광기어린 표정은 다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런가 하면 올 초에는 진모영 감독의 '님아 그강을 건너지 마오'가 다큐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상업영화의 스코어를 넘어서는 480만 관객을 동원하는 '흥행 대박'을 치는 기염을 토했다. 한 노부부가 끝까지 함께하는 모습을 잔잔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특히 중장년층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흥행영화로 우뚝 섰다.

이외에도 홍상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정재영 김민희가 주연을 맡은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로카르노영화제 국제부문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정재영은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이렇듯 올해는 작지만 강한 웰메이드 영화들이 한국영화를 더욱 다양하고 풍성하게 만들며 영화팬들을 웃음짓게 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