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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시즌, 요술 방망이 홈런의 마력

홈런이 반드시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경기 흐름을 바꾸기도 하고, 상대 마운드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

넥센 히어로즈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홈런 2개, 2차전에서 1개, 3차전에서 2개를 때렸다. 1,3차전에서 경기 초반 홈런으로 선제점을 뽑았다. 페넌트레이스 홈런 1위팀다운 면모다. '타격의 팀' 히어로즈하면 바로 떠오르는 게 홈런이다.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나온 홈런 5개를 모두 히어로즈가 때렸다. 홈런에 관한한 두산 베어스를 압도했다. 홈런 5개 모두 두산의 선발 투수를 공략해 만들었다. 히어로즈의 화력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10일 열린 1차전에서 박동원이 3회, 박병호가 6회 두산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1점 홈런을 기록했다. 11일 벌어진 2차전에서는 1-2로 뒤진 3회 박동원이 좌완 장원준을 맞아 동점 1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1~2차전은 KBO리그에서 펜스까지 거리가 가장 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고 있는 두산을 머쓱하게 만든 셈이다.

1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3차전에서 서건창이 2회, 김하성이 4회에 두산 에이스 유희관을 상대로 1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서건창의 홈런으로 선제점을 얻은 히어로즈는 2-0으로 앞선 가운데 터진 김하성의 홈런으로 흐름을 가져왔다. 1~2차전에서 홈런을 치고도 패했지만, 3차전에서는 5대2로 이겼다.

그런데 5개의 홈런이 모두 1점 홈런이었고, 중심 타선에서 나온 건 박병호의 홈런뿐이었다. 그만큼 상대 투수진이 홈런을 의식하고 집중한 결과다. 전체적으로 타선이 마운드에 눌리기도 했고,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집중견제가 이뤄졌다.

페넌트레이스 144경기에서 203홈런. 히어로즈는 2위 롯데 자이언츠(177개), 3위 삼성 라이온즈(176개)에 크게 앞섰다.

4년 연속 '홈런왕' 박병호(53개)를 필두로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26개) 유한준(23개) 김하성(19개) 김민성(16개) 박동원(14개) 윤석민(14개) 고종욱(10개) 이택근(10개)까지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부상으로 85경기 출전에 그친 서건창(3개)을 제외한 주전 선수 전원이 10개 이상을 때렸다. 주전 선수 전원이 '한방'을 갖춘 것이다.

요술 방망이같은 홈런의 가을 드라마를 지켜보자.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