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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된 러시아행 여정, 전쟁은 시작됐다

환희는 끝났다.

다시 '도전'의 시작이다. 동아시아를 제패한 슈틸리케호가 다시 궤도를 '러시아'로 수정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행을 위한 전장에 다시 뛰어든다. 첫 상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7위(한국 54위) 라오스(9월 3일 오후 8시·화성종합경기타운)다. 슈틸리케호는 라오스와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2차전을 치른 뒤 레바논으로 출국, 9월 8일 오후 11시(한국시각) 사이다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레바논(FIFA랭킹 130위) G조 3차전을 갖는다. 지난 6월 미얀마를 2대0으로 완파한 한국이 G조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한 경기를 더 치른 레바논은 1승1패 승점 3(골득실 +1)으로 2위다. 라오스는 1무1패(승점 1)로 최하위에 처져 있다.

8월은 슈틸리케호에게 환희의 계절이었다. 동아시아 라이벌 중국, 북한, 일본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유럽-중동파 선수들을 제외한 채 출범한 슈틸리케호를 향한 우려의 시선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K리거들의 활약 속에 웃음으로 탈바꿈 했다. 동아시안컵에서 맹활약한 이재성(23·전북) 김승대(24·포항) 권창훈(21·수원)은 이번에도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한 달 만에 이들의 위치는 '제로베이스'로 떨어졌다. 동아시안컵에 나서지 않았던 경쟁자들과의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이청용(27·크리스탈팰리스) 손흥민(23·토트넘) 기성용(26·스완지시티) 등 대표팀 터줏대감들과의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그동안 대표팀과 '큰 물'에서 쌓아온 경력은 동아시안컵 우승을 일군 새내기들의 활약상보다 더욱 찬란하다. 이번 A매치 2연전에서 주전을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새롭게 가세한 '신데렐라'들도 눈을 번뜩이고 있다. 2010년 9월 7일 이란전 이후 5년 만에 다시 A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석현준(24·비토리아)은 와신상담의 결과물을 보여주기 위해 벼르고 있다. K리그 클래식 성남이 일으키고 있는 태풍의 중심인 황의조(23) 역시 그간 '태극전사급 활약'으로 평가 받았던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 보인다는 각오로 충만하다. '슈틸리케호 황태자'였던 이정협(24·상주)이 불의의 부상으로 하차하면서 원톱 자리가 무주공산이 되는 바람에 두 킬러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31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A대표팀 첫 훈련에 모습을 드러낸 이청용은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는 못했지만, 컨디션은 좋다. 이번 A매치 2연전이 소속팀에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활약을 다짐했다. 동아시안컵을 통해 자신의 후계자로 떠오른 이재성을 두고는 "체격, 포지션이 비슷하다보니 그런 말을 듣는 것 같다"고 웃은 뒤 "기술이 좋은 선수인 만큼 이번에도 좋은 활약을 해줄 것 같다.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될 좋은 선수"라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선배의 칭찬에 이재성은 당차게 응수했다. "유럽파 선수들이 합류했지만, 동아시안컵 때처럼 자신감을 갖고 임한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김승대 역시 "어느 때보다 기대된다. 훈련장이나 경기장에서 동아시안컵 당시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킬러 경쟁을 앞둔 두 선수는 서로 칼을 감췄다. 석현준은 "골도 중요하지만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면서 "오랜만에 다시 온 만큼 더욱 열심히 해 팀에 헌신하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밝혔다. 황의조 역시 "편안하게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A대표팀에 발탁됐다"고 웃으며 "배운다는 마음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화성=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