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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 2위 싸움 간극 좁혀질까, '황새'-'세오' 지략대결

태풍 '고니'가 무더위를 벗겨냈다. 가을의 길목이다. 그라운드에 선선한 바람이 분다.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가 29일과 30일에 각각 나뉘어 펼쳐진다. 화두는 2위 싸움이다. 지켜야 하는 자와 쫓는 자의 구도다. 수원 삼성은 14승7무6패(승점 49)를 기록, 2위에 랭크돼 있다. 수원의 턱 밑에선 성남FC와 FC서울(이상 승점 44), 포항 스틸러스(승점 42)가 맹추격 중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경기는 3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펼쳐질 포항-수원전이다. '황새' 황선홍 포항 감독과 '세오' 서정원 수원 감독의 지략대결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23일 전남과의 '제철가 더비'에서 원톱 대신 제로톱을 가동했다. 전남 수비진에 혼란을 주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황 감독은 "제로톱을 내세운건 내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골 결정력이 떨어진 부분은 반드시 훈련을 통해 보완해야 할 점이었다. 그래서 휴식없이 훈련에 돌입했다. 그러나 속내는 달랐다. 중원에 구멍이 뚫렸다. 미드필더 손준호와 신진호가 나란히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이들의 공백은 황지수와 이광혁이 메울 수 있다. 그러나 양팀은 중원의 높은 볼 점유율을 통해 경기를 풀어가는 비슷한 컬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황 감독이 어떤 묘수를 내놓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잇몸'으로 버티고 있는 서 감독은 마지막 고비를 잘 넘겨야 한다. 포항전만 잘 마치면 A매치 주간이 찾아온다. 김은선과 조성진이 팀에 합류할 수 있다. 팀 분위기는 상승세다.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한 선수들이 훈련에 참여하면서 다른 선수들의 의지를 깨우고 있다. 서 감독 입장에선 고무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부상자 속출로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의욕에 넘치기 때문이다. 서 감독은 승리의 요인인 중원 장악을 주문할 전망이다.

서울과 성남도 수원과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29일 제주를 상대하는 서울은 최근 거침없는 4연승을 질주 중이다. 어느 팀도 두렵지 않다는 분위기다. 특히 제주 공격의 핵인 로페즈가 경고누적으로 결장, 원정길이 가벼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성남은 30일 '1강' 전북과 충돌한다. 성남은 최근 11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며 모든 이의 예상을 뒤엎고 있다. 그러나 전북이 이를 갈고 있어 힘든 홈 경기가 예상된다. 전북은 최근 인천에 0대1로 패한 뒤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0대0으로 비겼다. 반드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성남 입장에선 독을 품은 전북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인천은 4연승에 도전한다. 희망이 피어난다. 꼴찌 대전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개띠 동갑내기' 김도훈 인천 감독과 최문식 대전 감독의 지략 대결도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