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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타선, ‘만루 울렁증’에 끝까지 발목 잡히나

LG가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27일 잠실 SK전에서 2: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6으로 역전패했습니다. 2:1로 앞선 8회초 수비 실책과 불펜 붕괴에 의한 5실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의 만루 기회 무산도 아쉬움이 컸습니다.

2회말 LG는 1사 후 손주인의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은 뒤 1사 만루에서 정성훈의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으로 2:0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계속된 1사 만루에서 3번 타자 박용택의 헛스윙 삼진, 4번 타자 히메네스 3루수 땅볼로 추가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대량 득점으로 초반에 승부를 가를 수 있었던 기회에서 중심 타선이 침묵했습니다. 이후 LG는 7회말까지 득점에 실패했고 8회초 역전을 허용했습니다.

2:6으로 역전된 뒤 맞이한 8회말에는 무사 만루 기회가 왔습니다. 4점 뒤진 상황이었지만 경기 흐름을 일거에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손주인의 3-6-3 병살타로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습니다. LG는 그대로 주저앉아 4연승에 실패했습니다.

2회말 1사 만루와 8회말 무사 만루에서 비롯된 만루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4명입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 타점을 얻은 선수는 2회말 1사 만루에서 사구로 밀어내기를 기록한 정성훈이 유일합니다. 시원한 적시타는 차치하고 방망이에 공을 맞혀 타점을 얻은 선수조차 없었습니다.

LG 타선의 '만루 울렁증'은 올 시즌 두 번이나 동일한 양상으로 반복된 바 있습니다. 6월 2일 잠실 두산전에서 LG가 0:3으로 뒤진 2회말 한나한, 박용택, 이병규(7번)의 3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양석환, 유강남, 황목치승이 줄줄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3연속 안타 후 3연속 삼진으로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LG는 2:5로 패했습니다.

8월 22일 잠실 넥센전에는 3:2로 쫓기던 8회말 1안타 2볼넷을 묶어 무사 만루 기회를 얻었습니다. 승부를 완전히 가를 수 있는 추가 득점 기회에서 서상우, 안익훈, 유강남의 3타자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LG의 시즌 두 번째 '무사 만루 KKK' 이닝이었습니다. 9회초 3:3 동점을 허용해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우규민의 승리 투수 요건은 사라졌습니다. LG는 9회말 박용택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했습니다. 그러나 8회말 무사 만루 기회를 살렸다면 우규민이 선발승을 챙기며 9회말까지 돌아오지 않고 승리했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주축 타자들의 만루에서의 타율도 좋지 않습니다. 이진영과 정성훈이 나란히 만루에서 7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습니다. 만루 기회에서 삼진이 3개, 병살타가 1개인 것도 두 타자가 동일합니다. 히메네스도 5타수 무안타에 삼진만 2개를 기록했습니다. 양석환이 9타수 1안타 0.111의 타율, 손주인과 유강남이 각각 6타수 1안타 0.167의 타율에 그치고 있습니다.

LG는 시즌 내내 타선의 낮은 득점력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만루 기회에 특히 취약한 모습은 저조한 득점력을 단적으로 상징하고 있습니다. LG 타선에 있어 만루는 기회가 아닌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