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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슈가맨' 정규 편성을 위한 조건들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슈가맨'이 달라졌다. 시청자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며 재미를 선사했다.

26일 방송된 JTBC 파일럿 프로그램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을 찾아서'(이하 '슈가맨')에서는 유재석 팀과 유희열 팀이 각각 1992년 히트곡인 유승범의 '질투'와 1996년 히트곡 김부용의 '풍요 속의 빈곤'을 '슈가송'으로 채택해 대결을 벌였다. 유희열 팀의 인피티트 성규와 나인뮤지스 경리가 2015년 버전으로 재해석된 '풍요 속의 빈곤'으로 멋진 무대를 보여줬지만,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며 '질투'를 새롭게 소화한 AOA지민과 존박에게 아쉽게 패배했다. 이로써 유재석 팀이 지난주 방송에 이어 두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멋진 대결 만큼이나 이번 방송에서 눈길을 끌었던 건 지난 주에 비해 한결 정돈된 프로그램 진행이었다. '슈가맨'은 국민 MC 유재석의 첫 비지상파 메인 MC 프로그램으로 첫방송 전부터 엄청난 기대를 모았던 프로그램이지만 첫 방송이 나간 후 어수선한 프로그램 분위기와 동감을 이끌어낼 수 없었던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혹평을 받은 바 있다. 윤현준 CP는 첫 회 보다 두번째 회가 더 재미있을 거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이미 첫회 방송에서 실망감을 맛본 시청자들은 반신만의 했다. 하지만 윤 CP의 장담이 실언이 아니었음이 2회에서 오롯이 드러났다. 시청자와 언론의 지적사항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1편과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무엇보다 어수선했던 진행이 깔끔하게 느껴졌던 건 가장 지적을 많이받았던 일명 '추적맨'(장도연, 허경환)이 슈가맨을 찾는 과정을 과감히 들어냈기 때문. 1회에서는 긴장감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 추적 과정을 내보냄으로써 프로그램에 작위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뿐만 아니라 '추적맨' 분량으로 인해 정작 '슈가맨'과 공감할 수 있는 토크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2회에서는 이 과정을 생략하고 '슈가맨' 김부용과 유승범과의 토크에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함으로써 그들의 인생 이야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여유있어진 토크 분량은 유려했다. "과거 내가 얼마나 잘났다" "얼마나 잘 나갔었냐"에 초점이 맞춰졌던 1회 토크와는 달리 2회에서는 왜 가수를 그만 뒀는지, 이후 어떤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슈가맨'들의 인생에 초점이 맞춰져 그들의 삶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토크에서는 '슈가맨' 김부용의 몫이 컸다. 김부용은 "립싱크 가수여서 부끄러웠다"는 솔직한 고백부터 식당, 쇼핑몰, 캠핑 사업 등을 해온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털어놨다.

1회와 비교해 한결 나아진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난 '슈가맨'이지만 정규 편성을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할 산들이 보인다. 김부용처럼 '스토리'가 있는 '슈가맨'을 찾는 일이 쉽지 않을 뿐더러 '원 히트 원더' 가수로 한정한 '슈가맨'을 얼마나 더 찾을 수 있을지 한계도 보이기 때문. 또한, 메인 MC인 유재석과 유희열이 '슈가송'에 재탄생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프로그램 진행'의 역할만 함으로써 '팀 대결'에 의미가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도 지울 수 없다.

'슈가맨'이 2회 파일럿 방송을 끝으로 사라지게 될지, 1회보다 더 나은 2회를 선보였던 것처럼 파일럿 방송보다 더 멋진 '정규 방송'을 만들어 매주 시청자를 만날 수 있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슈가맨'은 대한민국 가요계의 한 시대를 풍미했다가 사라진 가수, 일명 '슈가맨 (SUGAR MAN)'을 찾는 파일럿 프로그램. 유재석과 유희열은 각각의 팀을 구성해 '슈가맨'을 찾게 된다. 이후 그들의 전성기와 히트곡, 가요계에서 사라진 이유와 그 이후의 행방 등을 알아보는 것은 물론 슈가맨의 히트곡을 2015년 버전으로 재탄생 시킨 역주행 송으로 승부를 겨룬다. 유재석과 유희열이 진행을 맡는다.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