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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필승카드' 김신욱, 우한에서 사활 걸었다

'진격의 거인' 김신욱(27·울산)은 우한 입성 후 후배들과 미팅을 자주 가졌다. 특히 2선 공격수들과 치밀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 모습을 본 대한축구협회의 관계자는 "김신욱이 움직일때 2선에서 어떻게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한다"고 귀띔했다. 득점을 위한 김신욱의 뜨거운 노력이다.

숙명의 한-일전이 5일 오후 7시20분(한국시각) 중국 우한스포츠센터에서 열린다. 김신욱에게는 어느때보다 중요한 경기다. 김신욱은 1년만에 A대표팀에 합류했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첫 승선이다. 먼 길을 돌아왔다. 그는 부상에 이은 후유증으로 1년 가까이 슈틸리케호와 인연이 없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후에는 인천아시안게임에 올인했다. 하지만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오른정강이 비골이 골절돼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올초까지는 부상 후유증이 그의 길을 가로막았다. 줄곧 예비 명단에만 이름을 올린 그는 동아시안컵에서 첫 부름을 받았다.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A대표팀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이정협(상주)이 새로운 원톱으로 자리를 잡았다. 김신욱의 출격이 유력해보였던 2일 첫 경기 중국전에도 선발 원톱의 몫은 이정협이었다. 2선 공격수간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강조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머릿속에는 활동반경이 넓은 이정협이 최우선으로 자리 잡았다. 이정협이 맹활약을 펼치는 동안, 김신욱은 중국전 7분 출전에 그쳤다. 슈틸리케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 협회 스태프는 "김신욱이 중국전을 마치고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것에 큰 아쉬움을 보이더라"고 했다.

한-일전은 슈틸리케호의 원톱 구도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김신욱은 한-일전 선발 출전이 확실시된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김신욱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동아시안컵 개막 전 국내 훈련에서도 김신욱을 위한 맞춤훈련을 진행했다. 코너킥 훈련에서 탁월한 고공 플레이로 헤딩골을 뽑아내면 "이런 장면 때문에 김신욱이 중요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3일 훈련에서도 김신욱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용재(나가사키) 김민우(사간도스)가 오버래핑하는 이주용(전북) 정동호(울산)에게 볼을 건내고, 이들이 지체없이 크로스를 올리면 김신욱이 마무리하는 장면을 여러차례 반복했다. 김신욱은 헤딩, 발리슈팅, 슬라이딩 슈팅 등 좋은 감각을 보였다. 찌는 듯한 무더위였지만 김신욱은 "한번 더"를 외치며 구슬땀을 흘렸다.

김신욱은 한-일전에서 재미를 본 기억이 없다. 2011년 일본에 0대3으로 완패했던 '삿포로 참사'의 일원이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부상으로 한-일전에 나서지 못했다. 김신욱은 "한일전은 교체로만 뛰거나, 뛰지 못한 적이 많았다. 어렸을때 게임에 출전하지 못할 당시 형들이 준비하는 모습을 봤다. 다른 경기와 다른 부분이 많았다. 이번 한-일전에서는 반드시 승리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일본 입장에서 김신욱은 가장 무서운 존재다. 일본은 2일 북한전에서 후반 교체투입된 장신공격수 박현일(압록강)을 막지 못하며 1대2로 역전패했다. 핵심 수비수 마키노 도모아키(우라와)는 "북한의 높이를 활용한 축구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 한국전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1m98을 자랑하는 김신욱의 높이는 아시아 최고수준이다. 무엇보다 골을 향한 간절한 욕망으로 불타있다. 김신욱은 "좋은 크로스가 오거나, 피지컬을 활용할 수 있는 공격루트가 온다면 반드시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일전 필승카드' 김신욱은 우한에서 사활을 걸었다.

우한(중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