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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프리뷰] '나를 돌아봐', 또 제작발표회 우려먹기 '누굴 위한 방송인가'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자랑났다.

KBS2 '나를 돌아봐'가 또다시 자극적인 홍보 전략을 택했다. 30일 '나를 돌아봐' 측은 제작발표회 전 출연진들의 모습을 공개한다고밝혔다 제작발표회 한시간 전 조영남 김수미 이홍기 최민수 이경규 박명수 등 6명이 한 대기실에 모이게 됐고, 김수미는 이홍기를 보자마자 "넌 누구냐?"라고 말해 데뷔 9년차 아이돌을 당황하게 했다고. 이와 함께 "제작진은 이밖에도 오랜 시간 대기실에 함께 있으면서 출연자들이 주고받은 살벌한 대화를 시청자들에게 가감없이 공개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문제는 '가감'이 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를 돌아봐'는 앞서 전대미문의 제작발표회로 물의를 빚었다. 조영남은 김수미의 돌직구 화법에 기분이 상해 하차를 선언하며 자리를 이탈했고, 이후 재합류를 결정했지만 김수미가 또다시 하차를 선언했다. 김수미도 프로그램에 재합류하긴 했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출발부터 상큼한 프로그램은 아니다. 그런데도 제작진은 여전히 사고의 진원지였던 제작발표회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출연진의 마음을 제대로 풀어주지 못하고 소통의 부재로 초유의 상황을 만들었다면, 자숙할 법도 한데 동네 자랑거리라도 된 것처럼 이를 내세우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쯤되면 누굴 위한 방송인지도 헷갈린다. 시청자들은 더이상 불쾌했던 그 순간을 다시 곱씹고 싶지 않다. 실제로 지난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나를 돌아봐'라더니 도대체 뭘 돌아보라는 거냐", "그냥 방송 접는 게 답일 듯", "안궁안물(안 궁금하고 안 물어봤다)", "불쾌하다"라는 등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시청자가 프로그램을 좌지우지 하는 것도 옳진 않지만, 시청자의 의견을 싸그리 무시하는 방송도 갈 길을 잃은 건 맞다.

더욱이 '나를 돌아봐'는 내가 했던 행동을 똑같이 겪어보며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하지만 독설과 무배려, 무예의가 난무하는 게 현주소다. 기획의도와는 백만광년 쯤 떨어진 프로그램을 제자리로 되돌려야 하지 않을까.

어쨌든 '나를 돌아봐'는 31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