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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양날의 검 '채팅창'…'마리텔'의 악플 대처법은?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은 악플에 어떻게 대처할까?

인터넷 생방송 포맷의 '마리텔'은 채팅창을 통해 쌍방향 소통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예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마리텔'의 강점이지만, 출연자가 네티즌의 반응과 직접 대면해야 하는 부담감도 있다.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채팅창에 좋은 글만 올라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더욱이 최근 부친과 관련해 이슈가 있었던 백종원의 '마리텔' 하차 소식까지 들려오면서, 악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마리텔' 제작진도 방송 전부터 채팅창의 양면성을 염두에 두고 관리법을 고민해 왔다. 제작진의 노력으로 인터넷 생방송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악플은 올라오지 않고 있다고 한다. '마리텔'이 어떤 방식으로 채팅창을 관리하고 있는지 제작진을 통해 알아봤다.

박진경 PD에 따르면 '마리텔'은 출연자 1명당 제작진 3명이 나서 채팅창을 관리하고 있다. 출연자가 볼 수 있는 채팅창의 정원은 500명으로, 악의적인 글을 올리는 사람은 경고 없이 바로 퇴장 조치된다. 자체 필터가 있어 욕설은 쓸 수 없다.

이는 파일럿 방송을 해 본 뒤 제작진이 자체적으로 만든 시스템이다. 파일럿 당시에는 정원을 줄일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제작진이 미처 확인할 새도 없이 댓글이 올라왔다고 한다.

박 PD는 "파일럿 때는 댓글이 폭포수처럼 떨어져 확인을 할 수가 없더라.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정규방송부터는 출연자가 직접 확인하는 채팅창 입장 인원을 기존 채팅방의 4분의 1수준으로 제한했다. 관리 인원도 늘렸다. 채팅창에 악플을 자제해 달라는 공지도 매번 띄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관리하면서 눈에 띄는 악플이 많이 줄었다. 방송이 거듭될수록 악플 보다는 선플을 쓰려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는 제작진의 전언이다.

PD는 "출연자가 확인하는 채팅창 안에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은데, 악플을 쓰면 입장한 보람도 없이 바로 퇴장당하기 때문에 네티즌들도 조심하는 분위기"라며 "방송에 참여하는 경험이 늘면서 이제는 자신들의 댓글이 소개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더 재미있고 좋은 글을 쓰려고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최근 백종원의 부친 논란과 관련해 네티즌의 안 좋은 반응이 있을까 우려하기는 했지만, 채팅창 악플로 인해 하차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출연자가 모든 채팅창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제작진이 악플을 감시하고 있는 특정 채팅창으로 소통하기 때문이다.

한편, 박 PD는 최근 트위터에 네티즌에게 악플 자제를 호소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서 그는 "강제 퇴장을 당한다고 하더라고 결국 사후 조치에 불과하다. 요즘에는 그렇게 심한 악플은 없지만, 이 또한 자제하자는 의미에서 경계의 목소리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프로그램이 이슈화 돼 악플에 대해 사람들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긍정적으로 본다"며 악플 없는 인터넷 문화에 대한 바람을 덧붙였다.

ran61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