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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경기8골7도움 '어메이징'오르샤,전남 첫10-10 클럽?

'크로아티아 출신 날개' 오르샤(23)는 전남의 '원더보이'다.

올시즌 전남 유니폼을 입은 직후 공격포인트 목표를 "15개"로 잡았다. 리그 19경기만에 '8골 7도움'으로 목표를 조기달성했다.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가 종료된 27일 현재, 오르샤는 득점 2위, 도움 2위, 공격포인트 2위다. 20경기에서 9골을 터뜨린 에두가 이적한 상황에서 이동국 황의조 스테보 김신욱과 나란히 8골을 기록중이지만, 경기수는 가장 적다. 도움 역시 염기훈(수원, 10개)에 이어 로페즈와 나란히 7개를 기록중이다. 어느날 갑자기 '짠'하고 등장하더니 순식간에 K리그의 '대세'로 떠올랐다. 골도 잘 넣고 도움도 잘하고 수비까지 잘하는 전천후 공격수다.

오르샤는 김병지의 통산 700경기였던 26일,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제주전에서 2골 1도움으로 전남의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4분 문전쇄도하는 이종호를 향해 정확한 오른발 택배 크로스를 올렸다. 전반 22분 윤빛가람에게 프리킥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전반 28분 스테보가 밀어준 패스를 두차례 슈팅끝에 기어이 골로 연결시켰다. 후반 9분 코너에서 올린 날선 슈팅은 까랑가의 머리를 살짝 스치며 골망으로 빨려들었다.

'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다웠다. 팀의 3골에 모두 관여했다. '원샷원킬' 2번의 슈팅이 모두 골로 연결됐다. 오르샤의 맹활약에 힘입어 전남은 2012년 이후 3년만에 제주를 꺾었다. 3년 묵은 제주 무승 징크스를 깬 후에도 오르샤는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듯 담담했다. "아, 정말 힘들어 죽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정말 죽을 듯이 뛰었다. 김병지의 700경기, 제주전, 3라운드 첫 경기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오른쪽에 선 이종호, 안용우와 수시로 자리를 바꾸며 측면을 흔들어댔고, 기회만 오면 날선 크로스를 올렸고, 인사이드, 아웃사이드, 공을 발에 매단 채 쉴새없이 드리블했다. 윙백의 위치까지 내려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했다. 빠르고 영리하고 자신만만했다. 오르샤가 공을 잡을 때마다 홈 팬들의 뜨거운 함성이 쏟아졌다.

기록으로 본 오르샤의 포인트는 경이롭다. '8골 7도움'은 2라운드 이후 단 11경기만에 이룬 기록이다. 1라운드는 K리그 탐색기였다. 주로 교체로 나섰다. 고전했다. 'K리그 베테랑' 스테보는 오르샤에게 "한국에서 뛰려면 엄청 많이 뛰어야 한다. 공격수도 끝까지 따라붙어서 죽어라고 수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르샤는 남몰래 개인훈련을 시작했다. 김영욱, 이종호, 이슬찬 등 '연습벌레' 또래들과 오전 오후 '하루 두탕' 훈련하며 오르샤는 강해졌다.

5월 18일 FA컵 수원과의 32강전(3대3, 승부차기승) 대포알같은 중거리포로 존재감을 알리더니, 2라운드 첫경기, 5월 23일 제주전(2대3패)에서 1골1도움, 폭풍적응이 시작됐다. 이후 3라운드 첫경기인 23라운드 제주전까지 오르샤는 광주, 포항과의 2경기를 뺀 9경기에서 모두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1일 포항전에서 4경기 연속골 기록이 멈춰섰지만, 12일 대전전에서 1골1도움, 26일 제주전에서 2골1도움을 기록했다. 오르샤가 터뜨린 골은 모두 순도 높은 '슈퍼골'이다. 반박자 빠른 슈팅 타이밍, 개인기 돌파에 이은 대포알 캐넌슛, 그림같은 프리킥 등 리그 최고의 골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다. 대부분 혼자 해결했다. 강력한 오른발로 5골을 넣었고, '오르샤존'에서 오른발 프리킥으로 2골을 꽂았다. 왼발 골도 하나 있다. 8골 중 도움에 의한 골은 단 2골(이창민, 이종호)이다. 대신 동료들에게 '도움'은 많이 줬다. 7도움 중 2개가 스테보를 향했고, 5개는 레안드리뉴 안용우 이종호 이창민 임종은에게 고루 나눠줬다. 2라운드 이후 오르샤가 나선 11경기에서 전남은 7승2무2패를 기록했다. 오르샤의 활약에 힘입어 전남은 승점 23점을 쓸어담으며 리그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같은 상승세라면 '원더보이' 오르샤의 첫 시즌, 전남 최초 '10-10 클럽(한시즌에 10골 이상 10도움 이상을 동시에 기록)' 가입도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