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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젊은 피 삼총사, 슈틸리케 눈도장 찍었다

동아시안컵 멤버 구성에 매진하고 있는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61)의 눈은 젊은 선수들에게 맞춰져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2주간의 짧은 휴가에서 복귀한 지난달 30일 "이번 동아시안컵에서는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후보군이 추려진다. K리거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 팀 소속 선수들과 신태용 감독이 이끌고 있는 올림픽대표들이 체크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

1일 수원-울산전을 관전한 슈틸리케 감독은 5일 전남과 울산이 맞붙은 광양축구전용경기장을 찾았다. 울산에선 이미 골키퍼 김승규와 좌우측 풀백 정동호 임창우를 발탁해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1차전을 치렀다. 전남에도 슈틸리케 감독이 경기력을 체크하고 싶은 자원들이 즐비하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인 이종호 안용우에다 올림픽대표 이슬찬과 이창민이다. 아쉽게도 이창민은 이날 부상으로 결장했다.

공교롭게도 슈틸리케 감독이 눈여겨보고 싶은 선수들이 펄펄 날았다. 가장 먼저 '왼발의 해결사' 안용우가 슈틸리케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주특기인 왼발이 폭발했다. 전반 19분 역습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5월 30일 부산전 이후 36일 만에 맛본 골이었다. 안용우는 최근 5경기에서 공격 포인트가 없었다. 스트레스도 많아지고, 생각도 많아졌다. 그러나 이 기간 안용우가 택한 것은 '희생'이었다. 안용우는 "공격수라도 수비가담에 소홀하지 않는다. 포인트는 신경쓰지 않는다. 욕심내지 않고 서로 도와주면서 팀을 위해 희생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스트라이커 이종호 역시 슈틸리케 감독의 눈을 사로잡는 활약을 펼쳤다. 울산의 파상공세 속에서도 빠른 역습을 감행할 때마다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결국 후반 22분 결실을 맺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스테보의 크로스를 쇄도하면서 멋진 방아찍기 헤딩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이종호는 이미 슈틸리케 감독에게 한 차례 어필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12월 호주아시안컵 대비 제주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됐었다. 당시 연습경기에서 골을 넣으면서 8개월 뒤였던 동아시안컵까지 구상하던 슈틸리케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이종호 안용우가 낯익은 선수라면, 생소한 선수도 슈틸리케 감독에게 제대로 이름을 알렸다. 올림픽대표 이슬찬이다. 멀티 능력을 갖춘 이슬찬은 이미 노상래 전남 감독과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마음을 빼앗은 자원이다. 노 감독은 "팀의 살림꾼이다. 구멍이 난 어느 포지션이든 끼워 맞출 수 있는 히든카드"라고 칭찬한다. 이슬찬은 이날 울산이 파고들려고 하던 타깃이었다. 울산은 이슬찬 쪽을 공격 루트로 삼았다. 그러나 이슬찬은 물샐 틈 없는 수비력을 과시했다. 1m72의 단신이지만, 점프력이 좋아 공중볼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특히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빠른 역습에도 가담했다. 뛰어난 축구 지능을 갖춰 신 감독이 슈틸리케 감독에게 동아시안컵 멤버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은 젊은 피 삼총사의 맹활약으로 울산을 2대1로 꺾었다. 전남은 8승7무5패(승점 31)를 기록,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다. FC서울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전남 +2, 서울 +1)에서 앞섰다. 노 감독은 "부상 선수들이 생겼지만 뒷받침해 줄 선수층이 두터운 것이 팀의 장점이자 상승세의 비결인 것 같다"며 웃었다.

광양=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