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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대전을 무너뜨린 이동국의 결정력

'최하위' 대전이 '선두' 전북을 맞아 확 달라진 경기력을 보였다. 하지만 이 선수를 넘지 못했다. '전북의 해결사' 이동국(36)이었다.

전북은 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에서 4대3으로 이겼다. 경기 후 최강희 감독은 "이겼지만 부끄러운 경기"라고 했을 정도로 대전에 밀렸다. 하지만 축구는 골을 넣어야 하는 경기다. 그런 면에서 이동국의 결정력은 빛이 났다.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을 선발명단에서 제외했다. 대신 컨디션이 좋은 에두를 선발 원톱으로 기용했다. 전북은 전반 6분만에 에두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대전의 경기력이 빛났다. 최강 전북은 새롭게 영입한 5명의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친 대전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대전은 최문식 감독이 여러차례 언급한대로 여름 이적시장과 함께 6명의 선수들을 한꺼번에 영입했다. 그 중 5명(이현승 김태봉 손설민 한의권 고민혁)이 전북전 베스트11에 포함됐다. 이현승을 비롯한 몇몇 선수들은 경기 당일 등록이 떨어졌을 정도다. 경기 전 "올스타전 브레이크 이후 투입할 줄 알았는데 예상 밖으로 모두 선발로 나왔다"며 "최하위 팀과의 경기지만 이런 경기가 더욱 어려울 수 있다"는 최강희 감독의 우려대로였다.

대전의 뉴페이스들은 전북을 압도했다. 기술이 뛰어난 선수들 위주로 영입한 효과가 바로 나타났다. 최문식 감독이 꿈꾼 '대전셀로나'의 가능성이 보였다. 황인범을 주축으로 이현승 손설민 고민혁이 펼친 패싱게임은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특히 '최문식호'의 황태자로 자리잡은 황인범과 제로톱에 포진한 이현승의 경기력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황인범은 전반 27분 환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는 등 전북의 특급 미드필더들을 상대로 존재감을 보였다. 이현승은 진정한 의미의 제로톱을 보여줬다.

최강희 감독은 대전의 미드필드진에 완전히 압도당하자 전반 28분만에 최보경 대신 이동국을 투입했다. 이를 지켜본 전북 관계자는 "전반 교체를 주로 하지 않는 최강희 감독에게는 이례적인 결정"이라고 했을 정도였다. 최강희 감독은 "예상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이동국을 투입해 공격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이동국은 최강희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이동국은 1-1로 팽팽하던 전반 33분 문상윤의 패스를 받아 다시 리드를 잡는 골을 터뜨렸다. 후반 49분에는 혼전 중에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동국은 어느덧 시즌 8호골 고지에 오르며 이날 2골로 11호골을 성공시킨 에두(전북)에 이어 득점 2위에 올랐다. 전북을 위기에서 구한 '베테랑의 품격'이었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