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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3명 빠진 삼성, '경산 라이온즈'가 메웠다

삼성 라이온즈는 현재 베스트 전력이 아니다. 주전 유격수 김상수가 왼 허벅지 통증으로 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4일 대구 LG전에선 '살림꾼' 박한이(외야수)가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왼쪽 갈비뼈 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박한이는 최소 4주 이상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또 주전 1루수 채태인도 오른 허벅지 통증으로 당분간 선발로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전 3명이 빠진 삼성은 3~5일 대구 LG와의 3연전을 스윕(3연승)해 선두를 굳게 지켰다. 3일 동안 43안타 34득점으로 LG 마운드를 마구 두들겼다. 박석민은 3경기 연속 홈런으로 해결사 역할을 했다. 주전 포수로 성장한 이지영은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젊은 사자' 박해민(25)과 구자욱(22)은 공수주에서 활력을 불어넣었다.

삼성의 팀 분위기는 한 마디로 "자기 자리를 잘 지키자"로 정리할 수 있다. 주전급 선수들이 한 번씩 2군으로 내려갔다 오면 똑같이 느끼는 게 있다. '난 자리가 크게 표시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성 4번 타자 최형우는 3년 전 이런 말을 했었다. "우리 중 누구라도 2군을 내려갔다 와도 팀에 큰 변화가 없다." 삼성의 위기관리능력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다고 봐야 한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김상수가 없으면 야구하기가 어렵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 실제로 김상수가 부상으로 빠졌다. 그러자 2루수 나바로를 유격수로 이동시켰다. 나바로는 LG와의 3연전에서 전혀 흠잡을 데 없는 움직임을 보였다.

새 2루수 백상원은 3일 대구 LG전에서 4회 문선재의 회전이 많이 걸린 타구를 잡지 못하는 실책을 범했다. 그 실책으로 LG가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백상원은 이후 3~4일 두 경기에서 3안타 2타점, 공수에서 제몫 이상을 해냈다. 류중일 감독은 "(백상원의 2루수 기용은) 결과가 좋으면 계속 간다"고 말했다.

4일엔 박찬도가 박한이 자리에 들어갔다. 박찬도는 발이 빠르고 타격 센스가 있는 선수다. 또 5일 LG전엔 1군 콜업한 루키 최선호를 박한이 자리인 우익수에 선발로 내보냈다. 동의대 출신인 최선호는 올해 퓨처스 무대에서 좋은 타격감(타율 3할6푼3리 32타점 14도루)을 보였다. 최선호는 4회 두번째 타석에서 1군 첫 안타로 출루, 구자욱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또 빠른 발을 이용한 수비 범위가 넓었다. 8회에도 안타,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채태인을 대신해서는 신인왕 후보인 구자욱이 투입됐다. 구자욱은 3일 LG전에서 7회 7득점 대역전극의 시작점이 됐다. 또 5일엔 박한이 대신 리드오프로 출전, 3안타 1볼넷 3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전문가들이 삼성을 KBO리그 최강 팀으로 꼽는 첫 번째 이유는 가장 두터운 선수층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냥 선수 수만 많은 게 아니라 쓸만한 선수, 주전급 선수들을 위협할 '예비군'들이 '경산(클럽하우스)'에서 줄줄이 성장하며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