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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선'다리 부러져도 뛸것',의료진 만류...출전 힘들듯

'도마의 신' 양학선(23·수원시청)의 광주유니버시아드(광주 U대회) 도마 종목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양학선은 4일 광주여대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2015 광주 U대회 남자 기계체조 단체전에서 예선전 마루 경기 중 오른쪽 허벅지 통증으로 인해 경기를 마치지 못했다. 5월 선발전 직후 햄스트링(허벅지 뒤쪽에서 엉덩이와 무릎 관절을 연결하는 근육) 부상으로 3주 가까이 훈련을 쉬며, 재활에 집중해왔다. 간신히 다독여온 부상이 경기 당일 혼신의 힘을 다해 뛰던 중 다시 도졌다. 아슬아슬하게 버텨줬던 햄스트링이 파열됐다.

선수단 의료진은 선수의 상태를 확인한 후 "무리해서 뛸 경우 회복이 쉽지 않다"며 출전하지 않을 것을 권고했다. 대한체조협회와 코칭스태프 역시 선수보호 및 리우올림픽 티켓의 향방이 결정되는 10월 세계선수권을 위해 출전을 만류하고 있다. 더 큰 꿈을 위해 잠시 내려놓을 것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양학선 본인의 뛰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 그냥 앉아 있기에도 힘든 고통속에서 "다리가 부러져도 뛰겠다. 주사 한대 맞고 뛰면 된다. 할 수 있다"며 고집을 꺾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인 유니버시아드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에 비해 사실 성적의 의미는 크지 않다. 그러나 광주 체중고 출신 양학선에게 고향 광주에서 열리는 U대회는 올림픽 못지 않게 중요했다. 안방 U대회에서 '여2', '스카하라트리플' 등 기존 기술만으로도 충분히 금메달이 가능함에도, 양학선은 '양학선','양학선2(가칭)'등 최고난도 자신의 신기술을 선보일 생각으로, 꾸준히 연마해왔다. 지난 5월 광주U대회 선발전에서도 1차시기 '양학선', 2차시기 '양학선2' 기술을 구사하며 의지를 불살랐다. "'양학선' 기술의 경우 마음을 먹고 ,긴장감 있게 임하면 80% 이상 성공할 수 있는 상태"라고 했었다.

광주U대회 홍보대사, 광주를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로서 3일 개회식에서 '코리안특급' 박찬호와 함께 최종 성화 점화자로 나선 양학선의 어깨는 그 어느때보다 무거웠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직전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은메달에 그친 아쉬움도 광주에서 훌훌 날리고 싶었다. 그러나 간절한 순간, 또다시 불의의 부상이 찾아왔다. 5초, '찰라의 미학'인 도마 종목은 절대적인 순간 스피드와 파워를 필요로 한다. 특히 양학선이 구사하는 고난도 기술은 힘과 높이, 클래스가 다르다. 근육이 파열된 상태에서 테이핑을 하고 단 한번을 뛴다 하더라도 엄청난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지고는 못사는 승부사, 양학선은 눈물을 삼키고 있다.

2년전 런던올림픽 이듬해 열린 카잔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압도적인 기술로 금메달을 따낸 양학선은 광주에서 2연패를 노렸다. '안방 어드밴티지'를 말하자 이렇게 답했었다. "'안방'이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한다. '안방'같은 느낌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몸상태와 준비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다. '안방'처럼 편안하게 느껴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안방에서 국민들, 고향 광주시민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절실하게 준비했다. 준비과정속에 안방에서 또다시 찾아온 부상은 시련이다. 그러나 스물셋, 꽃다운 양학선은 틀림없이 다시 날아오를 것이다. 2016년 리우올림픽,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도마의 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도전'보다 철저한 '관리'가 시급한 시점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