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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 깎신'주세혁의 위용,코리아오픈 4강행

'깎신' 주세혁(35·삼성생명·세계랭킹 15위)이 국제탁구연맹(ITTF) 코리아오픈 남자단식 4강에 올랐다.

주세혁은 4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펼쳐진 코리아오픈 남자단식 8강전에서 대표팀 후배 김동현에게 풀세트 접전끝에 4대3(1-11, 11-8, 16-14, 11-7, 5-11, 4-11, 11-8)로 승리했다.

스물한살 김동현의 패기넘치는 공격에 1세트를 1-11로 내줬지만, 베테랑 주세혁은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2세트 '공격하는 수비수'의 반전이 시작됐다. 공격에 맞불을 놓았다. 김동현의 강드라이브에 강드라이브로 맞섰다. 11-8로 역전승했다. 3세트는 듀스 대접전이었다. 창과 방패의 진검승부였다. 10-10, 11-11, 12-12, 13-13, 14-14, 피말리는 듀스가 이어졌다. 16-14로 주세혁이 이겼다. 4세트를 11-7로 연거푸 따냈다. 김동현의 파워 드라이브가 주세혁의 철벽 수비에 잇달아 막혔다. 모든 공, 모든 코스를 받아내는 '신공'에 관중석에선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주세혁의 집중력은 눈부셨다. 내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슈퍼시리즈에서 랭킹 포인트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마지막 올림픽, 마지막 불꽃을 불사르려는 노장의 파이팅은 결연했다. 승리를 향한 강인한 투지를 보여줬다.

14세 어린 후배 김동현 역시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했다. 5세트, 6세트를 11-5, 11-4로 따냈다. 마지막 운명의 7세트, 주세혁은 5-1까지 앞서나갔다. 11-8,매서운 송곳 드라이브, 칼날같은 깊숙한 커트로 승리를 마무리했다.

주세혁은 4일 일본 에이스 니와 코키와의 4강전에서 결승행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또다른 4강 테이블에선 정영식과 장우진이 한솥밥 대결을 벌인다. 주세혁은 2006년 대회 우승, 2010년 대회 준우승에 이어 5년만의 결승행을 노린다. 4강행을 확정지은 직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주세혁은 "오랜만에 4강에 올랐다. 안방에서 하는 경기인 만큼 한국 선수끼리 결승전을 치르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ITTF와의 공식 인터뷰에서 "김동현은 좋은 선수다. 오늘 내가 이기긴 했지만, 김동현이 아주 잘했다"며 후배에 대한 칭찬과 예우도 잊지 않았다. 주세혁은 "포어드라이브가 강한 김동현을 상대로 나 역시 보통 때보다 공격성향을 더 많이 가져가려 했다. 국내선수들과 경기할 때는 더 공격적으로 하는 편이다. 체력적으로 조금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경기 내용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10년 이상 어린 후배들과의 맞대결에서 한치도 밀리지 않는 강철같은 선배의 플레이는 감동이었다. 주세혁은 "이번 대회는 좋은 기회다. 목표는 결승이 아니라 우승"이라며 눈빛을 빛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