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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5위'이시카와 꺾은 최효주 뒤엔 유승민 코치 있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 코치님이 자신감을 심어주셨다."

17세 귀화 에이스 최효주가 3일 국제탁구연맹(ITTF) 코리아오픈 국제탁구(슈퍼시리즈) 16강전에서 일본 톱랭커 이시카와 카스미(세계랭킹 5위)를 4대0으로 완파한 직후 '스승' 유승민 코치에게 감사를 표했다.

올시즌 '탁구소녀' 최효주의 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올시즌 국제무대에 처음 나서기 시작한 '신성' 최효주는 왼손 셰이크핸더다. 지난 5월 크로아티아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당시 ITTF 공식 사이트는 '17세 최효주, 나이와 경력을 모두 뛰어넘은 쾌거'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최효주라는 이름은 국제무대에서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이름이다. 지난 4월 세계랭킹 95위로 시작한 후 92위로 이번 대회에 나서 우승했다'고 소개했다. 크로아티아, 벨라루스, 독일, 스페인 오픈에 이어 5번째 국제대회인 코리아오픈에서 톱시드, 톱랭커를 꺾고 8강에 올랐다.

지난해부터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고 공식경기에 나서기 시작한 최효주는 최영일 삼성생명 감독이 발굴한 중국 출신 귀화 선수다. 지난해 한국 국적을 취득할 때까지 5년간 한국에서 꿈을 위해 매진해왔다. 왼손 셰이크핸드 전형으로 빠른 발놀림과 예리한 감각, 초강력 드라이브로 무장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유승민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기량은 일취월장했다. 이시카와를 당황하게 한 파워풀한 포어드라이브는 현역시절 유 코치를 빼닮았다. 최효주는 "코치님의 포어드라이브를 많이 배웠다"고 했다. 유 코치는 "효주는 여자선수답지 않은 파워풀한 공격력, 위험한 기술을 가졌다. 저랑 스타일이 잘 맞다. 긴장하면 포어드라이브를 잘 못잡는데, 져도 괜찮으니 포어드라이브를 잡으라고 요구한다. 파워가 있기 때문에 포어드라이브를 살리면 무서운 탁구가 될 수 있다. 나와 스파링할 때도 효주의 드라이브는 묵직하게 들어온다. 이시카와도 그 부분에서 아마 놀랐을 것이다. 그 장점을 살려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세트스코어 3-0으로 앞서던, 4세트 8-2로 앞서다 8-8, 9-9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최효주는 이 위기를 지혜롭게 넘겼다. 11-9로 4대0 완승을 마무리했다. 유 코치는 이 부분을 칭찬했다. "보통의 경우 그렇게 추격을 허용할 경우 다음 세트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효주가 대단한 것은 톱랭커를 상대로 주눅들지 않고,이 위기를 이겨냈다는 점"이라고 했다. 최효주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나를 믿었다"며 웃었다. "나를 믿었다. 져서는 안돼, 무조건 이겨야 해, 이 세트를 넘어가면 어려워진다, 천천히 마음을 다 잡았다"고 털어놨다. 이시카와와의 경기 전 비디오를 분석했다. "비디오로 봤을 때 이시카와는 엄청 강했다. 막상 실전에서 맞붙은 이시카와의 볼이 내볼보다 강하지 않았다. 자신감이 생겼다. 생각보다는 쉬웠다"고 했다. 현장에서 직접 본 최효주의 드라이브는 파워풀했고, 끈질겼다.

이날 벤치에서 유 코치의 파이팅은 대단했다. 최효주와 함께 포효했고, 승리를 확정지은 직후 두손을 번쩍 치켜들며 환호했다. 최효주는 "코치님이 파이팅을 불어넣어주시면 마음이 편해진다. 우리가 같이 뛰는 마음이 든다. 마음이 통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시카와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유 코치는 "져도 된다. 편하게 하라"는 이야기를 반복했다. "기대는 했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고 했다. 최효주는 "유쌤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자신감이 넘친다. 그런 자신감이 우리들한테도 전달된다. 같이 자신감이 생기는 것같다"며 웃었다.

유 코치와 최효주는 내친 김에 내년 리우올림픽 출전권까지 욕심내고 있다. 유 코치는 "10월달 랭킹까지 끊는 것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매 오픈대회 준비를 잘해서 내보내고 있다. 독일, 스페인, 크로아티아, 벨라루스, 코리아오픈까지 5개의 대회에 나섰다. 첫 대회부터 성적이 나오면 뉴 랭킹을 받는 프리미엄도 노렸다. 체력관리를 잘해서 올림픽에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며 눈빛을 빛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