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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서 더욱 빛나는 넥센 고종욱

되짚어보면 고종욱(26·넥센 히어로즈)은 위기에서 더 강했다.
넥센이 4월에 선발진 붕괴에다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서건창과 김민성의 부상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9위까지 추락하며 위기를 겪었을 때 2군에서 올라와 눈부신 활약으로 팀을 4위까지 끌어올린 선수가 바로 고종욱이다.
김하성이 빼어난 장타력으로 강정호의 공백을 지운 것처럼 고종욱 역시 빠른 발과 정교한 타격으로 서건창의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생긴 리드오프 부재에 대한 고민을 깔끔하게 지워냈다.
고종욱이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다시 한번 날아올라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서건창이 재활로 빠져 있는 동안 1번 타자를 맡은 경험이 있는 고종욱은 이날 서건창이 무릎 통증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자 톱타자 자리를 꿰찼다.
전날 3타수 2안타 2타점을 때려낸 서건창을 두고 완전히 살아났다고 찬사 일색이었는데, 고종욱의 이날 활약은 그 이상이었다.
고종욱은 이날 5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으로 세 차례나 홈을 밟았고, 1-2로 뒤진 2회초 1사 2, 3루에서는 2타점 적시타로 결승 타점까지 올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전날 계투진 3명을 투입하고도 4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했던 넥센은 이날 경기까지 내줬다면 충격이 오래갈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이날 9-5의 완승을 이끈 고종욱의 활약은 더없이 값졌다.
고종욱이 한 경기에서 안타 4개를 몰아친 것은 2011년 8월 25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1천409일 만이다.
고종욱이 끊임없이 기회를 만들어내고 때로는 매듭까지 지어준 덕분에 넥센은 서건창을 대타로 쓸 필요도 없었다.
부상 선수가 나왔을 때 그 공백을 느낄 수 없는 게 강팀이라고 하는데, 넥센의 이날 경기가 바로 그랬다.
고종욱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득점권 기회에서 외야 플라이만 친다는 생각으로 힘을 빼고 친 것이 좋은 타구로 연결된 것 같다"며 "최근 체력이 많이 소모된 것 같아 오늘 휴식을 취하고 경기에만 집중하자고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재학 타격코치님의 조언 덕분에 잘 칠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changyong@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