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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헤켄 공이 빨라졌다? 염경엽 감독의 생각은

"해가 갈수록 공이 빨라진다(?)"

보통 나이가 들수록 투구의 스피드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물론 일부 투수들의 경우 투구폼을 바꾸거나 근육량을 늘리면서 스피드가 늘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30대 중반을 넘어선 투수라면 놀라운 일이다.

넥센 히어로즈 에이스 밴헤켄(36)은 올시즌 한층 빨라진 직구 스피드로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밴헤켄은 2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7⅔이닝 동안 2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시즌 4승째를 올렸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것은 직구 스피드다. LG 전력분석팀의 투구 분석에 따르면 이날 밴헤켄의 직구 스피드는 137~149㎞를 기록했다. 제구력과 변화구, 완급조절 등으로 승부하는 밴헤켄이 140㎞대 후반의 공을 던지는 것은 분명 이례적인 모습이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이에 대해 3일 LG전을 앞두고 놀랍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어제 전광판을 보니까 148㎞짜리도 나오고 147㎞도 2개를 봤다"며 "올해 작년보다 직구 스피드가 늘었다. 해가 갈수록 스피드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밴헤켄이 국내 무대에 데뷔한 지난 2012년 그의 직구 스피드는 130㎞대 후반이 대부분이었고, 지난해에도 140㎞대 초중반이 최고 스피드였다. 염 감독은 "밴헤켄이 공의 스피드를 앞세워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런데 올해는 눈에 띄게 스피드가 늘었다. 아마도 쉬는 것을 잘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 프로야구에 발을 들여놓은 초창기와 달리 전지훈련과 시즌중 자신의 휴식 스케줄을 잘 소화한 덕분이라는 이야기다. 염 감독은 "겨울에 쉴 때 충분히 잘 쉬고 전지훈련서도 훈련을 하면서 몸을 충분히 잘 만들고 쉬었기 때문이다. 처음에 왔을 때는 이것저것 적응하느라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몸관리와 휴식을 자신의 루틴대로 해나가면서 체력에 여유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밴헤켄은 국내 데뷔 이후 특별히 부상을 입은 적도 없다. 특히 어깨나 팔꿈치 이상 때문에 등판을 거른 적도 거의 없다. 염 감독은 "작년에도 밴헤켄은 등판을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 화요일 다음에 일요일에 던질 때 내가 좀 쉬라고 해도 던지겠다고 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더 잘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날 현재 밴헤켄은 7경기에 등판해 4승1패, 평균자책점 2.82을 기록중이다. 41⅓이닝 동안 전체 투수중 가장 많은 44개의 삼진을 잡아낼 정도로 탈삼진 비율도 부쩍 늘었다. 직구 스피드에 대한 자신감으로 여겨진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